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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도면 차이와 등록무효

특허법원 2026허10028 판결을 통해 건축용 경량블록 도면의 불일치, 선행디자인 비교와 창작자 입증을 살펴봅니다.

디자인 도면 차이와 등록무효

안녕하세요. 아이피렉스 특허법률사무소의 김용덕 변리사 입니다.

오늘은 디자인 도면이 서로 다르게 보이면 등록이 무효가 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특허법원 2026. 6. 18. 선고 2026허10028 판결은 ‘건축용 경량블록’의 도면 불일치, 선행디자인과의 유사성·창작성, 그리고 디자인을 창작한 사람에 관한 입증을 함께 다룬 사건입니다.

제품을 비스듬히 본 그림과 옆에서 본 그림이 완벽히 맞지 않는다면 보호받을 디자인을 알 수 없을까요? 법원은 선 하나의 차이만 보지 않고, 여러 도면과 디자인의 설명을 함께 읽었을 때 핵심 형태를 파악할 수 있는지를 살폈습니다.

1. 사건 개요: 경량블록 디자인을 둘러싼 무효 다툼

문제가 된 등록디자인은 제971647호로, 2017. 12. 29. 출원되어 2018. 8. 31. 등록되었습니다. 벽체·칸막이·이중벽 등에 사용하는 건축용 경량블록이며, 가장자리의 튀어나오고 들어간 구조로 다른 블록과 끼워 맞추는 물품입니다.

이 디자인은 얇은 패널 다섯 장이 겹쳐진 형태입니다. 그중 중간패널 두 장이 사시도, 즉 물체를 비스듬히 바라본 입체 그림을 기준으로 위쪽과 왼쪽으로 돌출되어 있습니다.

디자인 도면 차이와 등록무효

등록디자인의 사시도와 우측면도입니다. 내부패널, 중간패널, 외부패널이 겹치는 방식과 중간패널의 돌출 방향이 도면 해석의 핵심이었습니다.

원고는 이 디자인의 등록을 없애 달라는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했습니다. 특허심판원이 2025. 12. 30. 2023당1500 심판청구를 기각하자, 원고는 그 판단인 심결을 취소해 달라며 특허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소송에서는 도면 불일치로 같은 형태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지, 기존 디자인과 비슷하거나 쉽게 만들 수 있는지, 등록받을 권리가 없는 사람이 출원했는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2. 도면 불일치: 같은 형태를 반복 생산할 수 있나요?

디자인보호법상 ‘공업상 이용가능성’은 공업적 방법으로 동일한 형태의 물품을 반복하여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요건입니다. 도면을 보아도 제품의 형태를 특정할 수 없다면 이 요건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도면에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하여 곧바로 등록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불일치가 경미하고, 해당 분야의 통상적인 지식을 가진 디자이너가 경험에 비추어 디자인의 핵심 형태를 충분히 특정할 수 있다면 공업상 이용이 가능하다는 법리를 적용했습니다.

디자인 도면 차이와 등록무효

원고는 사시도에서는 왼쪽 면이 평평하게 보이는데 평면도와 좌측면도에는 돌출부가 나타나는 등 도면이 서로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간패널이 들어간 것인지 튀어나온 것인지, 연결 부분이 직각인지 경사면인지도 문제 삼았습니다.

법원은 먼저 사시도가 물체의 오른쪽 대각선 방향에서 바라본 그림이라는 점을 고려했습니다. 그 방향에서는 왼쪽 돌출부가 드러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사시도에 평면도와 좌측면도를 함께 대조하면 중간패널 두 장이 위쪽과 왼쪽으로 돌출된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우측면도의 위쪽은 튀어나오고 아래쪽은 들어간 듯한 모습도 같은 취지에서 살폈습니다. 입체물의 서로 다른 돌출 방향을 하나의 평면 그림에 표현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도면 하나를 떼어 보는 대신, 다른 방향의 도면과 연결하여 읽은 판단입니다.

연결부가 직각인지 경사면인지에 관해서도 일부 불일치는 인정되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도면의 실선 표시와 전체 형상을 함께 보면 중간패널이 경사를 이루며 돌출된다는 점을 통상의 디자이너가 파악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이 사건의 불일치는 디자인의 핵심 형태를 특정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3. 선행디자인과 닮았는지, 쉽게 만들 수 있는지는 별개입니다

선행디자인은 출원 전에 알려진 비교 대상 디자인입니다. 법원은 기존 디자인과 전체적인 인상이 유사한지를 보는 신규성 문제와, 통상의 디자이너가 기존 디자인을 바탕으로 쉽게 창작할 수 있는지를 보는 창작용이성 문제를 구별하여 심리했습니다.

디자인 도면 차이와 등록무효

선행디자인 1은 경량블록이고, 선행디자인 2는 유리 노, 즉 유리 제조용 가열로의 축열기 벽면 블록입니다. 법원은 대상 물품의 용도와 기능이 같거나 유사하다고 보면서도, 패널의 구성과 테두리 형상에서 생기는 전체적인 미감의 차이를 살폈습니다.

선행디자인 1과는 패널의 수, 중간패널이 돌출되는 방향, 각 패널의 높이와 폭이 달랐습니다. 등록디자인은 상대적으로 안정되고 균형 잡힌 인상을 주지만, 선행디자인 1은 높이가 다르고 요철이 더 복잡하여 역동적인 인상을 준다고 보았습니다. 단순히 ‘패널을 겹친 블록’이라는 공통점만으로 유사하다고 결론 내리지 않았습니다.

선행디자인 2와는 각진 돌출부와 둥근 돌출부의 차이, 내부패널의 폭, 표면의 무늬, 원형으로 뚫린 구멍의 유무가 달랐습니다. 이러한 부분은 수요자가 쉽게 볼 수 있고 전체적인 인상에도 영향을 준다고 보아, 역시 유사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쉽게 창작할 수 있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돌출 방향과 높이, 폭의 변경이 전체 구조와 미감을 바꾸는 점을 보았습니다. 단순한 치수 조정이나 기능을 위한 흔한 변경이라고 단정할 자료가 부족했고, 두 선행디자인을 결합해도 등록디자인의 경사진 중간패널과 높이 관계 등이 곧바로 도출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4. 금형 제작을 협의했다는 사실과 창작자 입증의 차이

원고는 자신의 대표이사가 다른 사람과 함께 디자인을 창작했는데 피고 명의로 출원되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무권리자 출원’은 디자인등록을 받을 권리가 없는 사람이 출원한 경우를 뜻하며, 이 사건에서는 무효를 주장하는 원고가 그 사정을 증명해야 했습니다.

제출된 자료에는 금형 도면과 견적서가 담긴 이메일, 시제품 사진, 금형 제작에 관한 문자 등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피고를 실질적으로 운영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업무 이메일이 전달되었다는 사실이나, 그의 휴대전화로 제품 사진을 찍었다는 사정만으로 창작자라고 인정할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법원이 중요하게 본 것은 디자인의 전체적인 인상에 영향을 주는 핵심 형태를 누가 생각해 냈고 구체화했는지였습니다. 이를 뒷받침할 도면이나 관련 자료가 부족하다고 보아, 무권리자 출원에 따른 등록무효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5. 변리사 관점의 실무상 시사점

첫째, 출원 전에는 사시도와 정면도·측면도·평면도를 서로 대조해야 합니다. 돌출 방향, 높이, 경사면, 실선의 의미를 일관되게 표현하고, 디자인의 설명도 도면과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이 판결은 도면 오류를 방치해도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핵심 형태를 특정할 수 있는지를 종합하여 판단한 사례입니다.

둘째, 선행디자인을 검토할 때에는 비슷한 부분의 개수만 세지 말고, 차이가 전체 인상을 어떻게 바꾸는지 설명해야 합니다. 특히 끼움 구조처럼 기능과 관련된 형상도, 선택 가능한 다른 형태가 있고 미감에 영향을 준다면 그 구체적인 차이를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 개발 과정에서는 초안 도면, 수정 이력, 형태를 제안한 내용과 그 작성 시점을 남겨 두는 것이 좋습니다. 견적 문의와 생산 협의 자료뿐 아니라 누가 구체적인 형상을 착상하고 완성했는지 보여 주는 기록이 창작자와 권리 귀속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마무리: 도면을 함께 읽고, 창작 과정을 기록해야 합니다

이 판결은 도면의 부분적인 불일치만으로 등록무효를 판단하지 않고, 여러 도면을 종합해 디자인을 특정할 수 있는지 살폈습니다. 동시에 선행디자인과의 전체적인 미감 차이, 창작에 관한 구체적인 증거도 확인했습니다. 도면의 정확성과 개발 기록은 출원 단계부터 함께 관리해야 할 자료입니다.

판례 정보: 특허법원 2026. 6. 18. 선고 2026허10028 판결(등록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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