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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권리범위, 자유실시의 기준

기존 디자인을 조합해 쉽게 만들 수 있는 제품이 등록디자인의 권리범위에 들어가는지 살펴봅니다. 특허법원 2026. 5. 28. 선고 2024허15622 판결로, 투광등용 브라켓의 자유실시디자인 해당 여부가 쟁점이 된 사건입니다.

디자인 권리범위, 자유실시의 기준 — 도판 1

안녕하세요. 아이피렉스 특허법률사무소의 김용덕 변리사 입니다.

오늘은 기존 디자인을 조합해 쉽게 만들 수 있는 제품이 등록디자인의 권리범위에 들어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특허법원 2026. 5. 28. 선고 2024허15622 판결로, 투광등용 브라켓의 자유실시디자인 해당 여부가 쟁점이 된 사건입니다.

디자인 분쟁에서는 등록된 모습과 상대방 제품이 얼마나 닮았는지에 시선이 모이기 쉽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 법원은 두 모습을 직접 비교해 유사 여부를 결론내리지 않았습니다. 확인대상디자인을 기존 디자인의 결합과 통상적인 변경으로 쉽게 만들 수 있는지를 먼저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1. 투광등용 브라켓을 둘러싼 분쟁

브라켓은 다른 물품을 받치거나 고정하는 부품입니다. 이 사건의 투광등용 브라켓은 조명등을 결합해 사용하는 받침 구조물로, 등록디자인은 제1194701호입니다. 2022. 9. 26. 출원되어 같은 해 12. 6. 등록되었습니다.

원고는 자신의 확인대상디자인이 이 등록디자인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했습니다. 이는 특정 디자인이 등록된 디자인권의 보호범위 밖에 있다는 판단을 구하는 절차입니다. 여기서 확인대상디자인은 심판에서 비교 대상으로 정한 구체적인 디자인을 뜻합니다.

특허심판원은 두 디자인의 대상 물품이 같고 전체적인 아름다움의 느낌도 유사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2024. 10. 28.자 2024당340 심결입니다. 원고는 이에 불복해 특허법원에 심결 취소를 구했습니다.

디자인 권리범위, 자유실시의 기준 — 도판 2
디자인 권리범위, 자유실시의 기준 — 도판 2

등록디자인 제1194701호의 사시도·정면도·배면도

2. 자유실시디자인은 무엇일까요

자유실시디자인은 등록디자인의 출원 전에 알려진 디자인이나 그 결합으로 쉽게 실시할 수 있는 디자인을 말합니다. 판단 기준은 해당 분야의 보통 지식과 능력을 가진 통상의 디자이너입니다. 특별한 창작 능력을 지닌 사람만 만들 수 있는지를 묻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제품의 어느 부분이든 기존 자료에서 찾을 수 있으면 곧바로 자유실시디자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기존 형상을 거의 그대로 쓰거나, 흔한 표현 방법으로 결합하거나, 전체적으로 새로운 미감적 가치가 없는 기능적 변경에 그치는지 살펴야 합니다. 각 부분을 쉽게 결합할 이유와 관련성도 중요합니다.

법원은 확인대상디자인이 이러한 자유실시디자인에 해당한다면 등록디자인과 대비할 필요 없이 그 등록디자인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법리를 적용했습니다. 이 사건의 질문도 ‘등록된 모습과 닮았는가’에 앞서 ‘기존 자료로 쉽게 구성할 수 있는 모습인가’였습니다.

3. 비교의 출발점부터 분명히 했습니다

법원은 먼저 선행디자인 2가 어떤 모습인지 특정했습니다. 원고가 제출한 구매규격서 도면과 실제 샘플 사진의 형상이 서로 달랐기 때문입니다. 같은 제품을 설명하는 자료라도 표현된 모습이 다르면, 비교 기준을 정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구매규격서에서는 브라켓이 ‘ㄴ’ 모양으로 꺾여 잘리는 지점이 바닥 가까이에 있었습니다. 반면 샘플은 위에서 아래로 약 3분의 2 내려온 지점이었고, 확인대상디자인도 이와 비슷했습니다. 법원은 실제 샘플의 사진으로 특정되는 디자인을 선행디자인 2로 삼았습니다.

두 디자인에는 위가 둥글고 아래로 넓어지는 브라켓, 위에서 약 3분의 2 내려온 지점의 ‘ㄴ’ 모양, 설치면에 고정하기 위한 굽은 타원형 구멍이라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다만 아래 받침 구조와 결합부의 세부 모습 등에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디자인 권리범위, 자유실시의 기준 — 도판 3
디자인 권리범위, 자유실시의 기준 — 도판 3

확인대상디자인과 선행디자인 2의 비교

4. 네 가지 차이를 어떻게 보았을까요

첫째는 아래 받침 구조입니다. 확인대상디자인에는 직육면체인 안정기함, 즉 조명용 부품을 담는 상자가 있고 양옆으로 플랜지가 뻗어 있었습니다. 플랜지는 설치면에 고정하기 위해 납작하게 돌출된 부분입니다. 반면 선행디자인 2의 받침대는 높이가 낮은 원기둥이었습니다.

법원은 직육면체 안정기함과 양옆 플랜지가 선행디자인 6과 7에 나타나 있다고 보았습니다. 플랜지의 원형 구멍 두 개와 타원형 구멍 한 개는 선행디자인 7에, 굽은 타원형 구멍은 선행디자인 8에 있었습니다. 설치면에 고정하는 기능이 강한 요소들이므로, 이 부분들을 선행디자인 2에 결합하기 쉽다고 판단했습니다.

디자인 권리범위, 자유실시의 기준 — 도판 4
디자인 권리범위, 자유실시의 기준 — 도판 4

확인대상디자인과 선행디자인 2·6·7·8의 비교

둘째는 투광등 결합부의 가장자리에 방사상으로 난 요철과 작은 원형 부분입니다. 요철은 톱니처럼 오목하고 볼록한 부분이 반복되는 모습입니다. 법원은 각도를 조절하고 고정하는 연결부에 흔히 쓰는 방식이라고 보았고, 작은 원형 부분도 결합력을 높이기 위한 단순한 기능적 변경으로 보았습니다.

셋째는 결합부 정면에 30도 간격으로 표시된 각도 눈금이며, 넷째는 안정기함 측면의 전선 인입구와 전선 마개입니다. 법원은 각각 조명의 움직이는 각도를 조절하거나 상자 안으로 전선을 넣기 위한 것으로, 별다른 새로운 미감적 가치를 인정하기 어려운 상업적·기능적 변경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처럼 법원은 차이점이 없다고 본 것이 아닙니다. 차이를 하나씩 확인한 뒤, 기존 자료와 관련 분야의 흔한 변경 방식으로 그 차이에 쉽게 이를 수 있는지를 살폈습니다. 외관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과, 그 차이에 높은 창작수준이 있다는 평가는 구별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5. 다른 물품의 디자인도 결합될까요

피고는 선행디자인 2의 브라켓과 원형 받침대가 하나로 연결되어 전체적인 인상을 이루므로, 받침대만 직육면체로 바꾸기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두 부분의 경계와 형상이 비교적 뚜렷하게 나뉜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실제로 인천공항공사에 납품된 제품도 샘플의 브라켓은 유지하면서 원형 받침대만 직육면체로 바꾸어 제작되었습니다. 법원은 이 사정까지 함께 보아, 받침대 부분을 바꾸는 데 특별한 어려움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단순히 완성된 모습에서 조각을 찾아낸 것이 아니라, 부분 변경의 용이성을 뒷받침하는 사정이 있었던 것입니다.

피고는 선행디자인 6이 프로젝터 조명기이고 선행디자인 7이 안정기 보관함이므로 물품이 다르다는 주장도 했습니다. 법원은 디자인의 동일·유사 여부를 판단하는 것과 창작수준을 판단하는 것은 구별해야 하며, 후자에서는 선행디자인의 물품이 반드시 같을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안정기 보관함은 확인대상디자인의 안정기함과 목적·기능이 같았습니다. 프로젝터 조명기는 브라켓에 결합되는 투광등과 광학 장비라는 관련성이 있었습니다. 법원은 이와 같은 연관성 때문에 통상의 디자이너가 해당 부분들을 결합하기 어렵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6. 심결 취소가 뜻하는 범위

법원은 확인대상디자인이 선행디자인 2에 선행디자인 6·7·8을 결합하고 나머지 부분을 통상적으로 설계 변경하여 쉽게 실시할 수 있는 자유실시디자인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등록디자인과 직접 대비하지 않아도 그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보아, 반대 결론을 내린 특허심판원의 심결을 취소했습니다.

이 결론은 등록디자인 자체를 무효로 선언한 것과 다릅니다. 이 소송에서 특정된 확인대상디자인이 해당 등록디자인의 권리범위에 속하는지가 판단 대상이었습니다. 다른 제품이나 다른 권리에 관해서까지 같은 결론이 난 것으로 넓혀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법원은 이 이유로 심결을 취소하면서 원고의 나머지 주장은 더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거래 과정에서 공유된 다른 디자인이 공개된 것인지, 그러한 공개에도 등록을 인정하는 예외가 적용되는지, 등록디자인과 확인대상디자인이 실제로 유사한지까지 모두 결론낸 판결은 아닙니다.

7. 실무에서는 자료와 결합 이유를 함께

변리사 관점에서 실무상 살펴볼 점은 비교 자료의 정확성입니다. 같은 제품이라고 소개된 도면과 사진이라도 형상이 다를 수 있습니다. 권리범위를 다툴 때에는 어떤 자료의 어떤 모습을 비교 기준으로 삼는지, 그 자료가 출원 전의 것임을 무엇으로 뒷받침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유실시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예전에도 이런 부품이 있었다’는 나열을 넘어, 확인대상디자인의 어느 차이가 어느 선행디자인에 나타나는지 연결해 설명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품의 목적과 기능, 부품 사이의 경계, 실제 변경 사례는 왜 그 결합이 쉬운지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권리자 쪽에서는 차이가 단순한 기능적 조정에 그치는지, 결합된 전체 외관에서 별도의 미감적 가치가 생기는지 점검할 수 있습니다. 서로 관련이 약한 자료를 완성된 제품을 보고 뒤늦게 이어 붙인 것인지도 살펴야 합니다. 이는 이 판결의 판단 구조에서 생각해 볼 실무상 검토 사항입니다.

이 사건은 디자인 권리범위를 검토할 때 등록된 모습과의 닮음뿐 아니라, 확인대상디자인을 이루는 기존 형태와 그 결합의 난이도도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결론을 좌우한 것은 부품이 몇 개 달라졌다는 설명이 아니라, 구체적인 자료에 비추어 그 차이를 쉽게 만들 수 있었는지에 관한 판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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