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쿠팡에서 판매하던 지압 슬리퍼에 디자인권 침해 신고가 제기된 뒤, 출원 전 판매기록을 중심으로 소명하여 판매정지 문제를 해결한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이번 사건에서는 제품이 언제부터 국내에서 판매되었고, 그 당시 제품의 모습은 어떠했는지가 중요한 검토 대상이었습니다.
디자인권 신고를 받으면 현재 제품과 등록디자인의 차이부터 찾기 쉽습니다. 그런데 이미 오래전부터 판매하던 상품이라면 과거의 거래기록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지금 보이는 외관의 공통점이 누구의 어떤 권리와 관련되는지, 그 외관이 출원 전에 이미 제품으로 유통되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판매 중이던 지압 슬리퍼에 제기된 신고
대상 상품은 발등을 덮는 부분과 두꺼운 밑창, 발바닥이 닿는 부분의 돌기를 갖춘 지압 슬리퍼였습니다. 여러 색상과 규격으로 판매되었으며, 발목 스트랩과 원형 버클이 있는 제품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2026년 8월, 국내 등록디자인을 무단으로 사용한 상품이라는 신고를 이유로 판매중지 통지가 이루어졌습니다. 이후에는 신고인이 판매자의 소명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내용을 보내 왔고, 쿠팡은 법리 검토가 가능한 자료와 함께 2차 소명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재소명 절차를 안내했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상대방이 작성한 반박 서면과 쿠팡의 절차 안내를 구분하여 읽었습니다. 신고인이 소명에 반대한다는 사실만으로 법적인 침해 여부가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주장에 어떤 자료로 답해야 하는지를 먼저 정리해야 했습니다.
판매기록을 대조한 기준일은 출원일이었습니다
신고 근거가 된 디자인은 2026년 7월 24일 출원되어 같은 해 8월 18일 등록되었습니다. 출원은 디자인등록을 신청하는 절차이고, 등록은 그 신청에 따라 권리가 설정되는 단계입니다. 이번 선사용권 검토에서는 등록일보다 앞선 출원 시점에 국내 판매사업이 있었는지가 중요했습니다.
이를 기준으로 자료를 시간순으로 배열했습니다. 상품이력에는 2025년 7월 11일의 최초등록 기록이 있었고, 2025년 8월에는 실제 제품이 보이는 구매자 사진 리뷰가 남아 있었습니다. 같은 해 10월과 11월에는 여러 색상·규격의 주문과 판매가 이루어진 기록도 확인되었습니다.
2026년 5월부터 7월까지의 후속 사진 리뷰도 살펴보았습니다. 한 해 전의 자료가 따로 존재하는 정도에 그치는지, 같은 제품 계열의 판매가 출원 무렵까지 이어졌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각 시점의 자료를 연결하자 출원 후에 처음 판매를 시작한 상품이라는 전제와 다른 경과를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상품 화면에 표시된 최종수정일도 최초등록일과 나누어 보았습니다. 상세페이지가 나중에 수정되었다는 사정과 상품이 처음 등록된 시점은 서로 다릅니다. 반대로 최초등록 기록이 오래되었다는 이유만으로 현재 화면의 사진과 설명이 그때부터 모두 같았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상품등록·실제 판매·제품 사진을 연결했습니다
자료마다 설명할 수 있는 사실이 달랐습니다. 상품이력은 어떤 상품이 언제 등록되었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주문·판매내역은 해당 상품을 국내 소비자에게 실제로 판매하는 사업이 이루어졌다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날짜가 표시된 구매자 사진은 그 무렵 유통된 제품의 외관을 살펴볼 자료였습니다.
상품등록 화면 하나로 모든 사실을 설명하려고 하면 과거 제품의 모습이나 실제 거래 여부가 남습니다. 판매내역만으로는 당시 제품의 세부 형상을 알기 어렵고, 사진만 따로 제시하면 어떤 판매상품의 사진인지 연결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세 종류의 기록을 함께 검토했습니다.
판매분석과 상품이력은 같은 등록상품에 관한 기록인지 확인하고, 판매내역과 리뷰는 색상·규격별 옵션 정보를 대조했습니다. 이렇게 해야 과거에 팔았다는 상품과 현재 신고된 상품이 구체적으로 어떤 관계인지 설명할 수 있습니다. 화면마다 표시되는 번호의 종류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별개 상품이라고 판단하지도 않았습니다.
2025년 8월의 사진에서는 앞코와 뒤꿈치가 열린 전체 형태, 발등 덮개의 굴곡과 길쭉한 개구부, 밑창의 각진 측면 등을 살펴보았습니다. 제품의 명칭이 같다는 설명에 그치지 않고, 신고 과정에서 문제 삼은 외관이 과거 제품 사진에도 나타나는지를 확인한 것입니다.
사진 리뷰에 표시된 날짜는 리뷰가 등록된 날짜로 다루었습니다. 이를 사진 촬영일과 같다고 가정하지 않았습니다. 여러 시점의 사진에 같은 계열 제품이 나타나고, 그 자료가 실제 판매기록과도 연결된다는 점을 종합하여 출원 전 거래와 외관을 설명했습니다.
스트랩이 있는 제품도 등장 시점을 살폈습니다
현재 판매페이지에는 리뉴얼 과정에서 발목 스트랩과 원형 버클을 추가했다는 설명이 있었습니다. 이 문구만 보면 현재 제품이 과거 제품과 언제부터 달라졌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기본형 제품과 스트랩이 있는 제품의 자료를 나누어 확인했습니다.
2026년 5월 15일의 핑크 계열 사진 리뷰에서는 스트랩이 있는 제품을, 같은 해 6월 29일의 카키 계열 사진에서는 스트랩·원형 버클과 밑창 형태를 확인했습니다. 모두 7월 24일 출원보다 앞선 자료였습니다. 특히 신고된 핑크 옵션은 앞선 5월 리뷰의 옵션 정보와도 연결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서로 다른 사진의 특징을 임의로 합쳐 하나의 과거 제품처럼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기본형은 기본형대로, 부가 구성이 있는 제품은 그 사진에서 보이는 형태대로 비교했습니다. 리뉴얼이라는 표현만으로 모든 변화가 출원 후에 생겼다고 전제하거나, 스트랩 차이 하나만으로 전체 디자인이 다르다고 결론 내리는 방식을 피했습니다.

외관의 유사성과 선사용권을 함께 검토했습니다
이번 대응의 중심은 선사용에 따른 통상실시권, 흔히 말하는 선사용권이었습니다. 디자인보호법 제100조는 타인의 출원 내용을 알지 못하고 독립적으로 디자인을 창작하거나 창작한 사람으로부터 알게 되어, 출원 당시 국내에서 실시사업이나 그 준비를 하던 사람을 일정한 범위에서 보호합니다. 통상실시권은 그 범위에서 해당 디자인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합니다.
따라서 먼저 판매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누구에게나 자동으로 같은 권리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디자인을 알게 된 경위, 국내 사업의 존재, 종전에 실시하던 디자인과 사업의 범위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직접 제품을 창작한 사람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검토를 끝낼 수 있는 문제도 아닙니다.
소견서에서는 출원 전부터 이어진 국내 판매와 제품 사진, 기존 옵션의 거래기록을 근거로 해당 판매자의 선사용권을 주장했습니다. 등록디자인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종전 디자인과 국내 판매사업의 범위에서 계속 판매할 정당한 근거가 있는지를 검토한 것입니다. 외관이 비슷하다는 주장에 답할 때에도 이 부분을 함께 설명했습니다.
출원 전에 공개된 제품의 외관은 디자인등록 요건을 검토하는 데에도 의미가 있었습니다. 이미 공개되거나 판매된 디자인과 동일·유사한 디자인인지, 기존 제품으로부터 쉽게 만들어 낼 수 있는 형태인지를 별도로 살폈습니다. 그 결과를 토대로 등록요건에 관한 문제와 권리행사를 제한할 사유도 소견서에 정리했습니다.
또한 현재 제품이 출원 전 공개된 디자인을 그대로 이어 사용하거나 그로부터 쉽게 실시할 수 있는 범위라는 자유실시디자인 주장도 구성했습니다. 이는 특정 판매자의 기존 사업을 보호하는 선사용권과 구별되는 검토입니다. 각각의 주장에 필요한 사실이 달라, 과거에 판매했다는 한 문장으로 뭉뚱그리지 않았습니다.
상세한 검토와 2차 소명서의 흐름을 맞췄습니다
변리사 소견서에는 등록디자인의 내용, 판매상품의 형태, 출원 전 자료의 연결관계, 선사용권과 공지디자인에 관한 검토를 담았습니다. 상대방이 제시한 서면도 실제 등록도면과 법 규정에 맞추어 대조했습니다. 상대방의 표현을 그대로 전제로 삼기보다, 신고 대상 상품에 관하여 확인할 수 있는 사실부터 정리했습니다.
2차 소명서는 그 검토를 짧은 순서로 정리했습니다. 먼저 상품등록·리뷰·판매기록이 출원보다 앞선다는 점을 제시하고, 그 사실이 선사용권과 자유실시디자인 주장에 어떻게 연결되는지 설명했습니다. 이어 등록요건과 상대방 주장에 관한 반박을 담고, 판매 제한을 해제해 달라는 결론으로 이어지도록 구성했습니다.
첨부자료도 그 순서에 맞추었습니다. 판매이력은 실제 사업을, 리뷰는 제품의 외관과 거래 경과를, 상품이력은 등록 시점과 대상의 연결을 설명하도록 했습니다. 자료를 많이 모으는 데서 끝내지 않고 어느 기록이 어떤 주장의 근거인지 찾을 수 있도록 정리하는 것이 이번 소명의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해결 뒤에도 남겨 두어야 할 판매기록
최종적으로 이번 지압 슬리퍼의 판매정지 문제는 해결되었습니다. 이 사례는 현재 제품의 차이를 설명하는 대응과 함께, 출원 전에 형성된 국내 판매사업과 제품의 모습을 구체적인 기록으로 보여주는 대응이 필요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플랫폼에서 판매정지 문제가 해결되는 것과 디자인등록의 효력에 관한 판단은 구별하여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판매 중인 상품은 사진과 설명이 바뀌고, 색상이나 부품이 추가되기도 합니다. 그럴수록 변경 전 상세페이지, 옵션별 거래자료, 제품을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을 시점별로 남겨 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나중에 같은 이름의 상품이었다고 설명하는 것보다, 그때 판매한 외관과 현재 제품의 관계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상품등록일 하나가 모든 문제를 해결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등록 이력, 실제 주문·판매, 구매자 사진을 서로 대조하고 기본형과 부가형의 등장 시점을 나누어 확인한 과정이 소명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쿠팡 디자인권 신고에 대응할 때에는 등록권리의 내용과 함께, 자신의 상품이 어떤 경로와 모습으로 판매되어 왔는지를 설명할 기록도 살펴보아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