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아이피렉스 특허법률사무소의 김용덕 변리사 입니다.
오늘은 모바일 앱에 표시된 이름이 앱이라는 소프트웨어의 상표인지, 앱을 통해 제공하는 서비스의 상표인지를 다룬 판례를 살펴보겠습니다. 특허법원 2026. 2. 12. 선고 2025허10405 판결로, ‘010PAY’ 앱의 이용 방식과 수익 구조가 중요한 판단 자료가 된 사건입니다.
스마트폰 화면에 브랜드가 표시되어 있으면 곧바로 ‘앱 상품에 상표를 사용했다’고 볼 수 있을까요? 이 사건에서는 이름이 어디에 보이는지를 넘어, 소비자가 무엇을 거래하고 누구의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받아들이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그 차이는 권리범위확인심판의 대상이 제대로 정해졌는지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사건 개요|소프트웨어 상표권자가 제기한 심판
원고는 내려받기 가능한 컴퓨터프로그램, 이동전화기용 컴퓨터 응용소프트웨어 등을 지정상품으로 하는 제1023406호 상표의 권리자였습니다. 지정상품이란 등록상표를 어떤 상품에 사용할 것인지 정해 놓은 항목입니다. 이 등록상표의 지정상품은 제9류에 속합니다.
원고의 등록상표 제1023406호입니다.

원고는 피고가 ‘010PAY’ 앱에 표시한 표장이 자신의 등록상표 권리범위에 속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표장은 이름이나 도형 등 상품·서비스를 구별하는 표시를 뜻합니다. 원고는 판단받으려는 확인대상 표장의 사용상품을 ‘이동전화기용 컴퓨터 응용소프트웨어’, 즉 모바일 앱으로 특정했습니다.
심판의 대상이 된 확인대상 표장입니다.

한편 피고도 제1693566호 등록상표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그 지정상품에는 제36류의 전자금융거래업, 모바일 및 인터넷 결제 서비스업 등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피고는 문제의 표시가 앱 자체가 아니라 앱으로 제공하는 서비스의 출처를 나타낸다고 다투었습니다.
피고의 등록상표 제1693566호입니다.

원고가 청구한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은 ‘상대방이 사용하는 상표가 내 등록상표의 보호범위에 들어온다’는 확인을 구하는 절차입니다. 이때 심판 대상으로 적어 낸 사용 내용이 상대방의 실제 사용과 맞아야 합니다.
특허심판원은 2025. 5. 1. 2024당1805 심결에서 원고의 심판청구를 각하했습니다. 각하란 판단을 받을 절차적 요건이 갖추어지지 않아 본안 판단으로 나아가지 않는 결정을 말합니다. 원고가 특정한 모바일 앱 상품과 피고가 실제로 상표를 사용하는 대상이 다르므로, 그 확인을 받을 실익인 ‘확인의 이익’이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원고는 이 심결을 취소해 달라고 특허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앱 화면의 이름은 무엇의 출처를 나타낼까요?
피고의 앱에 확인대상 표장이 표시된 사실 자체는 다툼이 없었습니다. 쟁점은 그 표시가 모바일 앱이라는 상품의 출처를 나타내는지, 앱을 이용하여 제공하는 서비스의 출처를 나타내는지였습니다. 출처표시란 소비자가 ‘어느 사업자가 제공하는 것인가’를 구별하도록 하는 기능입니다.
원고는 이용자가 앱 안에서 서비스를 이용하고 피고도 앱으로 수익을 얻으므로 앱 자체가 독립된 거래 대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피고는 앱이 전자금융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앱에 표시가 있다’는 설명만으로는 이 사건의 쟁점이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확인대상 표장이 표시된 앱 마켓 및 앱 화면입니다.

이용자는 앱을 무료로 내려받아 설치할 수 있었습니다. ‘기프티몰’에서는 충전한 010PAY 머니나 이벤트로 얻은 포인트로 모바일 상품권인 기프티쇼를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구매한 상품권은 오프라인 상점에서 커피·케이크 등과 교환하거나 물품을 사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앱의 기프티몰·리또·머니 및 포인트 관련 화면입니다.

법원의 판단 1|앱 내부 조작보다 거래의 실제 목적을 보았습니다
법원은 형태가 없는 모바일 앱도 그 자체가 거래의 목적물로 제공되고, 이용자가 앱 자체를 이용·향유하려고 취득하는 경우에는 상표법상 상품이 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모바일 앱이라는 이유만으로 상품성을 부정한 판결은 아닙니다.
다만 이 사건 앱에서 소비자가 하는 일은 앱 내부의 독립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보다는 모바일 상품권을 구매·보유·사용하고 결제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상품권으로 매장에서 물건을 받거나 외부 가맹점에서 결제해야 실질적인 이용 가치가 실현된다는 점도 고려했습니다.
‘리또’도 별도의 독립된 콘텐츠 소비로 보지 않았습니다. 이용자가 머니를 충전하거나 기프티쇼를 구매하면 행운권을 받고, 당첨 결과에 따라 무상 포인트를 받는 구조였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이를 결제대행 서비스 이용과 거래를 촉진하는 부수적 마케팅 수단으로 이해했습니다.
결국 법원은 소비자가 거래의 중심으로 받아들이는 대상이 앱 자체라기보다 앱을 통해 접근하는 외부의 재화나 서비스에 있다고 보았습니다. 앱은 그 거래로 연결해 주는 기능적 수단이라는 판단입니다.
법원의 판단 2|수익이 생기는 지점도 살펴보았습니다
법원은 사업자가 경제적 이익을 얻는 구조가 소비자가 무엇을 거래의 단위로 인식하는지를 보여 주는 단서라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이용자가 앱을 설치하거나 단순히 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 피고에게 바로 수익이 생긴다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구체적으로 이용자가 기프티쇼를 구매하면 피고가 결제대금을 받아 발행회사에 지급하고, 그 판매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 구조였습니다. 수익의 중요한 발생 지점이 앱 자체의 제공이 아니라 앱을 매개로 한 상품권 거래였던 것입니다. 법원은 머니 충전에 따른 이자 상당 수익의 가능성 역시 결제·전자금융거래 서비스에 수반되는 효과로 보았습니다.
법원의 판단 3|외부 결제수단의 사용은 보조적인 단서였습니다
이 사건 앱은 앱 마켓 사업자가 제공하는 인앱결제 시스템 대신 외부 결제수단으로 거래하도록 운영되었습니다. 여기서 인앱결제는 앱 안의 디지털 콘텐츠나 기능 등에 대한 대가를 앱 마켓의 결제 체계로 처리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법원은 증거로 제출된 구글·애플의 결제 정책도 함께 검토했습니다. 그 자료가 앱 내부에서 이용 가치가 완결되는 콘텐츠와 앱 밖에서 소비되는 재화·서비스를 달리 취급한다는 점, 이 사건 앱에는 인앱결제 사용이 요구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했습니다. 이는 해당 앱이 외부 거래를 연결·지원하는 수단이라는 판단을 뒷받침했습니다.
결제 방식 하나가 상품과 서비스를 가르는 절대적인 기준이 된 것은 아닙니다. 앱의 기능, 이용 가치가 실현되는 장소, 수익의 발생 구조와 함께 살펴본 사정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결론|심판청구의 각하를 유지하고 취소청구를 기각했습니다
특허법원은 피고가 확인대상 표장을 원고가 특정한 모바일 앱 상품의 상표로 사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실제 사용하지 않는 대상으로 권리범위를 확인받으려는 심판청구이므로 확인의 이익이 없다는 결론입니다. 이에 특허심판원의 각하 심결을 정당하다고 보아 원고의 심결취소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 결론을 ‘두 상표는 유사하지 않다’거나 ‘010PAY와 관련된 모든 서비스 사용은 상표권 침해가 아니다’라는 의미로 넓혀 읽어서는 안 됩니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특정된 사용상품과 실제 상표 사용 대상의 불일치를 이유로 판단을 마쳤습니다. 피고의 등록상표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결론을 낸 것도 아닙니다.
변리사 관점의 실무상 시사점|앱 이름과 사업 내용을 함께 점검하셔야 합니다
첫째, 앱 사업의 상표를 준비하실 때에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지, 앱으로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두 영역을 함께 영위하는지 살펴보셔야 합니다. ‘앱을 만들었으니 소프트웨어 항목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기보다 실제 서비스 내용과 장래 사업 계획에 맞추어 지정상품·서비스를 검토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준비하실 때에는 상대방의 로고만 확보해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이용자가 무엇을 구매하는지, 어떤 약관으로 거래하는지, 결제대금과 수수료가 어떻게 이동하는지, 실제 이용 가치가 어디에서 발생하는지 보여 주는 자료가 사용 대상을 특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셋째, 무료 여부만으로 결론을 내리시면 안 됩니다. 설명을 위한 가상 예로, 같은 스마트폰 화면에서도 독립된 편집 프로그램의 이름과 음식 배달을 중개하는 서비스의 이름은 서로 다른 거래 대상을 가리킬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기능과 거래 구조를 보아야 하며, 이 예시는 실제 사건의 사실관계와는 구별됩니다.
마무리|이름이 보이는 위치와 보호받는 대상은 함께 살펴야 합니다
이 판결은 앱에 붙은 이름을 평가할 때 화면의 외관에만 머무르지 않고 소비자의 거래 목적을 살펴야 한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상표를 출원하거나 분쟁을 준비하실 때, ‘어떤 이름인가’와 함께 ‘무엇을 제공하는 사업자의 이름인가’를 구체적으로 정리해 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