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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단 납품과 디자인 공동창작

블라인드 원단 생산·납품과 디자인 공동창작의 구별, 최종 외관에 대응하는 입증자료를 살펴봅니다.

블라인드 커튼 원단의 창작자 판단 분석 이미지

안녕하세요. 아이피렉스 특허법률사무소의 김용덕 변리사 입니다.

오늘은 블라인드용 커튼 원단을 제작하고 납품한 사람이 디자인의 창작자이기도 한지를 다룬 판례를 살펴보겠습니다. 거래처와 원단 개발에 관한 의견을 주고받고, 실의 배열을 정리한 자료를 가지고 있다면 공동창작자로 인정될 수 있을까요?

특허법원은 2026년 7월 8일 선고한 2025허10518 판결에서 생산에 관여한 사실과 외관을 창작한 사실을 구별했습니다. 커튼지 중앙의 투명부에서 실이 얽히는 배열이 중요한 판단 자료였습니다.

1. 블라인드 커튼지의 창작자를 둘러싼 분쟁

대상은 등록 제0884955호 ‘블라인드용 커튼지’입니다. E가 2016년 5월 12일 출원하여 같은 해 12월 5일 등록받았고, 2021년 3월 26일 피고 회사 앞으로 디자인권 전부의 이전등록을 마쳤습니다.

이 커튼지는 가운데 투명부의 좌우에 불투명부가 있고, 여러 장을 나열하여 블라인드형 커튼을 구성합니다. 모양은 상하로 연속 반복됩니다. 사건에서 당사자들이 특징적인 부분으로 본 것은 가운데 투명부였으므로, 단순히 커튼이라는 물품의 종류보다 그 부분의 구체적인 무늬가 중요했습니다.

등록디자인 제0884955호의 도면 1.1
등록디자인 제0884955호의 도면 1.1

등록디자인 제0884955호 블라인드용 커튼지의 도면 1.1

원고는 등록받을 권리가 없는 사람이 출원했고 선행 샘플과도 유사하다는 등의 이유로, 이미 등록된 디자인을 무효로 해 달라는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했습니다. 특허심판원은 2025년 6월 25일 2024당1292 심결로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법원에서 원고는 자신이 단독으로, 적어도 E와 공동으로 창작했다고 주장했습니다.

2. 공동창작은 외관의 창작행위가 기준입니다

디자인등록을 받을 수 있는 권리는 디자인을 창작한 사람이나 그 권리를 이어받은 사람에게 있습니다. 창작자는 형상·모양·색채 등을 통하여 시각적 미감을 만들어 내는 행위를 한 사람입니다. 제작·공급 역할과 항상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법원이 적용한 구 디자인보호법은 두 명 이상이 공동으로 디자인을 창작하면 등록받을 권리를 공유하고, 공유자 모두가 공동으로 출원하도록 규정했습니다. 따라서 공동창작자가 빠진 채 출원된 경우도 무효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먼저 공동창작이 있었다는 사실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증명책임은 무효를 주장하는 원고에게 있었습니다. 원고는 E가 이 디자인을 창작하지 않았거나, 원고와 E가 공동으로 창작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했습니다. 법원은 제출 자료가 해당 디자인의 창작을 뒷받침하는지 살폈습니다.

3. 납품 거래와 자료 보유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원고와 피고가 늦어도 2014년 12월경부터 블라인드용 커튼지의 생산에 관하여 여러 차례 의견을 주고받은 사실은 인정되었습니다. 원고는 2015년 2월경부터 2016년 8월경까지 상당한 금액의 커튼 원단을 판매했고, 그중에는 품목명이 ‘PLAIN’인 원단도 있었습니다.

피고는 이후 등록디자인을 적용한 원단을 ‘유니슬랫 플레인’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런 공급·판매 사실이 누가 시각적 미감을 창작했는지를 보여 주지는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같은 사업에 참여했다는 사실만으로 공동창작을 인정하지 않은 것입니다.

원고가 강조한 자료는 ‘조직도’였습니다. 조직도는 여기서 회사의 부서 배치가 아니라, 원단을 이루는 실이 어떻게 얽히는지를 나타낸 그림을 뜻합니다. 원고는 여러 차례 수정하여 2014년 12월 18일과 2015년 2월 12일 조직도를 작성했고, 그 내용이 등록디자인과 실질적으로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E나 피고가 소송 당시 같은 디자인의 조직도를 보유하지 않은 점도 확인되었습니다. 법원은 그 사실만으로 E가 창작하지 않았거나 원고와 공동창작했다고 보기는 부족하다고 하였습니다.

4. 투명부의 실 배열을 대조한 이유

등록디자인의 투명부에는 굵고 구불구불한 실인 경사가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되어 있고, 그보다 가늘고 곧은 실인 위사가 일정하지 않은 간격으로 얽혀 있었습니다. 경사와 위사는 원단에서 서로 다른 방향으로 얽히는 실을 가리킵니다. 법원은 이 구체적인 배열과 조직을 원고 조직도의 투명부와 비교했습니다.

투명부의 경사와 위사 배열, 부가도면 1.2
투명부의 경사와 위사 배열, 부가도면 1.2

등록디자인 투명부의 부가도면 1.2

오래전에 조직도를 만들었다는 사실만큼 그 내용이 등록된 외관과 이어지는지가 중요했습니다. 자료에 표현된 실의 배치가 등록디자인의 특징적인 투명부와 다르면 같은 디자인의 창작 자료라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어렵습니다.

법원은 두 자료의 투명부에서 배열과 조직의 차이가 확인된다고 보았습니다. 비교 그림에서도 등록디자인의 실 배열과, 원고 조직도에서 위사가 형성되는 부분이 서로 맞아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 차이는 누가 먼저 비슷한 원단을 만들었는지를 넘어, 바로 이 등록디자인의 창작 경위를 판단하는 자료가 되었습니다.

등록디자인과 원고 조직도의 실 배열 비교
등록디자인과 원고 조직도의 실 배열 비교

등록디자인의 투명부와 원고 조직도의 실 배열 비교

원고는 조직도에 따라 짠 실제 제품이 편직 후 변형되어 달라 보일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법원은 배열과 조직의 차이가 미세하지 않고, 그런 차이가 편직 후 변형으로 생길 수 있다는 자료도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시험 삼아 원단을 짜 본 시직 관련 자료와 개발 샘플 사진에도 등록디자인과 동일한 디자인은 나타나 있지 않았습니다. 개발 자료라는 사실과 등록된 특정 외관의 창작을 보여 준다는 사실은 구별되었습니다.

원고는 2015년 2월 12일 이후 ‘유니슬랫 플레인’의 디자인이 바뀌지 않았다고도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원고가 제출한 2015년 9월 1일자 블로그 글에는 등록디자인과 다른 투명부의 원단이 같은 이름으로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법원은 이를 고려하여 원고가 주장한 창작 경위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5. 법원은 창작 관여의 입증 부족으로 기각했습니다

이 사정들을 종합하여 법원은 E가 창작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나, 원고가 E와 공동으로 창작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단독창작 주장과 공동창작 주장 모두, 제출한 자료를 등록디자인의 특징적인 외관과 연결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습니다.

법원은 원고의 심결취소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제작자가 언제나 창작자가 될 수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제작·납품의 참여를 넘어 해당 외관을 만드는 창작행위에 관여했다는 증거가 필요하다는 취지입니다.

이 사건은 다른 회사 제품의 디자인권 침해를 판단한 소송도 아닙니다. 법원은 등록무효심판 심결에 대하여 원고가 주장한 무권리자 출원과 공동출원 위반이 증명되었는지를 살폈습니다. 조직도와의 차이를 일반적인 침해 판단 결과로 확대해서는 안 됩니다.

6. 공동개발 기록은 최종 외관과 연결해 남기세요

변리사 관점에서 공동개발 과정에서는 누가 어떤 외관을 제안하고 수정했는지 남겨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원단이라면 실의 굵기·굴곡·간격과 무늬를 정한 도안, 수정 요청, 샘플을 날짜와 연결해 보관하는 방식이 도움이 됩니다.

중간 도면과 최종 제품이 다르면 이유도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생산 중 변형이라는 주장에는 시험 조건과 전후 모습 등의 뒷받침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거래 자료와 외관의 창작 자료는 역할을 구별해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계약에서도 제작·납품과 디자인 개발의 역할, 등록받을 권리의 귀속을 명확히 다룰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계약 명칭만으로 실제 창작자가 정해지는 것은 아니므로 창작 사실과 권리 이전 약정은 각각 확인할 사항입니다. 이는 실무상 제안입니다.

이번 판결은 ‘함께 개발했다’는 설명을 구체적인 외관과 자료로 풀어내야 한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거래 기간이나 원단 공급 실적만큼이나, 최종 등록디자인의 어떤 특징을 누가 만들어 냈는지 설명할 수 있는 기록이 공동창작 분쟁에서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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