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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용된 특허권을 되찾는 법

도용된 발명의 특허권 이전청구에서 권리승계, 발명의 실질적 동일성과 개발 경위의 입증을 살펴봅니다.

도용된 특허권의 회복을 다룬 이미지

안녕하세요. 아이피렉스 특허법률사무소의 김용덕 변리사 입니다.

오늘은 회사가 개발한 기술을 퇴직자가 자기 이름으로 특허받았다고 다툰 사건을 살펴보겠습니다. 특허법원 2026. 7. 2. 선고 2025나10278 판결입니다. 법원은 개발기록과 권리승계 경위, 기술의 구체적인 구성과 자료 입수 과정을 함께 검토하여 회사의 특허권 이전청구를 받아들였습니다.

1. 특허 명의와 실제 개발 경위가 문제였습니다

사건의 기술은 RTO 설비에 관한 것입니다. RTO는 공장 등에서 나오는 휘발성 유기화합물 가스를 고온에서 처리하는 축열식 산화 연소 장치입니다. 처리 전 가스와 처리를 마친 가스가 섞이지 않도록, 회전하는 부품과 주변 구조 사이의 틈을 막는 실링구조가 중요한 기술적 과제였습니다. 실링은 틈을 막아 기체 등의 누출이나 혼합을 줄이는 것을 뜻합니다.

피고는 원고 회사에서 기술영업 업무 등을 맡다가 퇴사한 뒤, ‘축열식 연소장치’를 2017. 2. 17. 출원하여 2018. 3. 15. 특허 제1840665호로 등록받았습니다. 원고 회사는 이 특허가 자신들이 개발하여 권리를 보유한 기술을 도용한 것이라며, 피고에게 특허권을 이전해 달라고 청구했습니다.

RTO 회전부와 밀봉 구조 도면
RTO 회전부와 밀봉 구조 도면

특허발명의 회전체 구성(도 6)

제1심은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특허법원은 제1심판결을 취소했습니다. 피고에게 원고를 정당한 권리자로 하는 특허권 이전등록절차를 이행하라고 명령한 것입니다. 이 사건은 다른 제품의 특허침해 여부보다, 특허를 가질 정당한 권리자가 누구인지가 중심인 소송입니다.

2. 법원은 세 가지 질문을 나누어 보았습니다

다른 사람이 한 발명을 도용하여 권리 없이 출원하는 것을 모인출원이라고 합니다. 특허법은 발명한 사람이나 그 권리를 승계한 사람에게 특허받을 권리를 인정합니다. 권리 없는 사람이 특허를 받은 경우, 정당한 권리자는 특허법 제99조의2 제1항에 따라 법원에 그 특허권의 이전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원고 회사가 정당한 권리자인지를 세 단계로 살폈습니다. 첫째, 회사가 기존 기술에 관하여 특허받을 권리를 가지고 있었는지입니다. 둘째, 그 기술과 피고의 특허발명이 같은 발명인지입니다. 셋째, 피고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이 아니라 회사의 기술을 도용해 특허받았는지입니다. 회사에서 근무했다는 사정만으로 이 질문들이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3. 개발노트와 실제 적용 기록을 연결했습니다

원고 회사의 기존 설비는 로터리 윙이라는 회전 부품을 ‘ㄷ’자 모양으로 가공하여 링과 맞물리게 했습니다. 그러나 제작비용이 크고 고장이 잦으며 가스가 새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법원은 회사 직원이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설비에 적용하고, 효율을 확인한 뒤 다시 수정하는 과정을 반복했다는 점을 살폈습니다.

약 150쪽의 개발노트에는 구체적인 구조가 남아 있었습니다. 2008. 8. 19.자 도면에는 실리콘 고무가 미끄러지며 접촉하는 방식의 수평 실링부재가, 같은 해 11. 1.자 도면에는 수평 고정바의 위아래에 테프론 코팅부재 두 개를 붙이는 구성이 나타나 있었습니다. 법원은 이를 회사 측 기술의 핵심 구성과 연결했습니다.

그 구조가 2008. 11.경 납품한 RTO 설비에 처음 적용되었다는 점도 중요했습니다. 개발자가 어떤 기술을 생각했는지뿐 아니라, 이를 실제 설비에 구현한 시점까지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개발자의 증언과 도면, 적용 경위 등을 종합하여 해당 직원이 발명을 완성했다고 보았습니다.

직원이 발명했다는 사실과 회사가 권리를 가진다는 사실은 별개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발명 완성 때부터 회사에 귀속시키는 데 동의했다는 개발자의 사실확인서, 회사가 기술을 개량해 2010년경 표준도면으로 정비한 경위, 기업 인수합병계획 자료 등이 함께 검토되었습니다. 법원은 회사가 늦어도 2010년경 그 권리를 승계하여 보유했다고 인정했습니다.

4. 모양의 차이가 곧 다른 발명은 아니었습니다

법원은 피고 특허의 청구항 1~16과 회사 측 기술의 대응 구성을 비교했습니다. 청구항은 특허로 보호받으려는 기술적 구성을 적은 항목입니다. 여러 대응 구성의 동일성에는 피고도 다투지 않았지만, 제1·6·15·16항 등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 여기서 회사 측 기술은 도용 여부를 비교하는 기준이라는 뜻으로 모인대상발명이라고 불렀습니다.

예를 들어 제1항에서는 가스가 통하는 연통관이 연통체 안에 있는지 밖에 있는지가 달랐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두 경우 모두 처리 전 가스를 들여보내고 처리한 가스를 내보내는 일반적인 통로 역할을 하며, 그 배치 차이로 특별한 효과가 생긴다는 설명도 없다고 보았습니다. 핵심인 실링구조의 과제에 영향을 주는 차이로 보지 않은 것입니다.

제6항에서는 피고가 차폐디스크의 개수와 개방된 모양이 다르다고 주장했습니다. 차폐디스크는 가스의 흐름을 구분하는 원판형 부품입니다. 법원은 청구항이 상부와 하부 디스크를 떨어뜨려 배치한다고 정했을 뿐, 그 개수나 개방 범위를 피고의 주장처럼 한정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도면의 인상만이 아니라 청구항에 무엇이 적혔는지를 확인한 것입니다.

제15항에서는 수직 실링부재를 고정하는 쪽이 피고 특허에서는 ‘Y’자, 회사 측 기술에서는 ‘I’자라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법원은 Y자이면 더 단단히 고정할 수 있지만, 실제 틈을 막는 데 관여하는 미끄럼 접점은 두 구조 모두 한 곳이어서 실링효과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더 단단한 고정은 예상할 수 있는 효과이고 제조공정은 오히려 복잡해지는 점도 함께 고려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변경이 해당 분야의 보통 기술자가 통상적으로 선택하는 정도이고, 작용효과에 특별한 차이를 만들지 않아 기술적 사상의 창작에 실질적으로 기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부품에 차이가 있는지를 넘어, 그 차이가 실제로 어떤 기술적 기여를 하는지까지 본 것입니다. 그 결과 각 대응 발명의 동일성 또는 실질적 동일성을 인정했습니다.

선행 개발과 특허의 수직 밀봉 구조 비교
선행 개발과 특허의 수직 밀봉 구조 비교

특허발명과 모인대상발명의 수직 실링부재 비교

5. 출원용 PPT만으로 개발 경위가 설명되지는 않았습니다

피고는 업무에서 얻은 지식과 경험으로 독자적으로 발명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직접 작성한 개발노트나 스케치, 참고한 실험데이터·연구자료 등을 제출하지 못했습니다. 법원은 회사가 여러 기술인력을 투입하여 시험과 수정을 반복한 기술과 같은 범주의 발명을 완성했다면서도, 그 과정을 보여 줄 기록이 없다는 점을 이례적으로 보았습니다.

피고가 출원 준비에 사용했다고 제시한 자료는 변리사에게 보낸 PPT 파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안의 도면 파일명은 원고 회사가 쓰던 형식과 상당히 유사했고, 피고는 파일명 일부의 의미나 출처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PPT에 적힌 목적과 특허 명세서의 핵심 실링구조 과제도 맞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피고가 그 자료를 직접 작성하여 발명에 이르렀다는 설명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개발 경위 판단에 사용된 발표 자료
개발 경위 판단에 사용된 발표 자료

피고가 특허출원 자료로 제시한 도면

자료에 접근한 경로도 함께 검토했습니다. 다른 퇴직 직원이 회사의 도면을 반출해 이직한 회사의 서버에 올리고 공유한 경위, 그 회사가 특허 출원비용을 지원하고 설비를 제작·판매한 사정이 있었습니다. 피고 자신도 원고 회사의 서버 관리자로서 기술자료를 열람할 수 있었고, 설비를 보거나 표준화 회의에 참석한 적이 있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가 관계자들의 도움으로 회사 기술을 입수한 뒤, 그와 실질적으로 같은 발명을 출원했다고 인정했습니다. 기술영업직이라는 직함 하나나 도면 파일명 하나만으로 도용을 판단한 것이 아닙니다. 실제 창작 과정의 기록, 자료의 출처와 접근 경로, 기술 구성의 일치가 연결되어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6. 실무에서는 개발과 권리의 흐름을 함께 남겨야 합니다

이 판결의 주문은 정당한 권리자를 원고 회사로 보아 특허권 이전등록절차의 이행을 명한 것입니다. 특정 자료의 반출이나 사용을 다루는 관련 형사사건과는 판단 대상이 다릅니다. 또한 이 특허에 대해서는 별도의 정정·무효심판과 심결 취소소송 경과도 있었으므로, 권리가 누구에게 귀속되는지와 특허의 유효성 문제를 구별해서 이해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변리사 관점에서 먼저 살펴볼 것은 개발의 시간순서입니다. 어떤 문제를 발견했고, 누가 어떤 해결책을 제시했으며, 언제 시험하고 실제 설비에 적용했는지 연결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완성된 도면뿐 아니라 실패와 수정의 과정도 실제 창작에 누가 기여했는지를 설명하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회사로 권리가 넘어온 경위도 정리해야 합니다. 발명자의 기여 기록과 권리승계 자료를 함께 관리하고, 다른 명의의 특허와 다툴 때에는 청구항별 대응 관계와 차이의 작용효과를 구체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파일 접근권한이나 자료 이동 기록은 그 기술이 상대방에게 전달된 경로를 살피는 데에도 의미가 있습니다. 이는 이 사건에서 얻을 수 있는 실무상 제안입니다.

모인출원과 특허권 이전청구에서는 ‘우리가 먼저 개발했다’는 설명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은 실제 창작, 회사의 권리승계, 등록 특허와의 기술적 동일성, 상대방의 자료 입수 경위를 하나의 흐름으로 설명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보여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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