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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균등범위, 보정과 설계 변경

특허법원 2025허10628 판결을 통해 보정의 의미, 의식적 제외와 이송기구 분할의 균등 여부를 살펴봅니다.

금속 가공 롤러와 특허 균등범위 분석 표지

안녕하세요. 아이피렉스 특허법률사무소의 김용덕 변리사 입니다.

오늘은 이송장치를 하나에서 둘로 나누고 가열 기능을 추가한 설비가 특허의 권리범위를 벗어나는지 다룬 판례를 살펴보겠습니다. 특허법원 2026. 7. 23. 선고 2025허10628 판결입니다. 이차전지 리드탭의 필름 융착장치를 비교하면서, 청구항의 문구와 실질적인 기술 내용을 나누어 판단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비교 대상 장치가 청구항의 문언과 일치하지는 않지만, 균등한 구성으로서 제1항 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한다고 보았습니다. 아래쪽 가열판에 열선을 넣은 구성도 청구범위에서 의식적으로 제외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차이가 인정되어도 결론이 달라지지 않은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사건의 출발점: 금속과 필름을 붙이는 공정

이 사건 특허는 ‘이차전지 리드탭의 필름 융착장치’에 관한 특허 제2180608호입니다. 2020. 5. 7. 출원되어 2020. 11. 12. 등록되었습니다. 이번 판단의 대상은 청구항 1에 적힌 발명입니다. 청구항은 특허로 보호받으려는 기술의 구성을 적어 놓은 항목입니다.

이 장치는 미리 절단한 금속 소재인 메탈을 가열한 뒤, 롤에서 풀려 나오는 필름과 함께 부착롤러로 보냅니다. 회전하면서 누르는 부착롤러가 금속과 필름을 압착하여 열로 붙이는 방식입니다. 이를 통해 필름의 위치를 따로 맞추거나 기포를 별도로 제거하는 등의 공정을 줄이는 것이 중요한 목적입니다.

청구항에는 위아래 판 사이에서 금속을 가열하고, 집게 역할을 하는 그립퍼와 그립판넬로 금속을 잡아 부착롤러까지 순차적으로 옮기는 과정이 담겨 있습니다. 금속을 가열하는 동안 집게가 놓고 되돌아가 다음 금속을 다시 잡는 동작을 반복합니다. 가열과 이동이 서로 맞물려 작동하는 장치입니다.

등록특허의 필름 융착장치 도면
등록특허의 필름 융착장치 도면

비교 대상인 ‘확인대상 발명’도 금속을 가열하여 부착롤러로 보내지만, 이동을 담당하는 부분을 제1·제2 메탈 이송 수단으로 나누었습니다. 아래쪽 판의 가열, 위아래 판의 가열, 집게에 설치한 히터를 통한 가열도 사용하였습니다. 이러한 차이로 특허의 범위 밖에 있는지가 다투어졌습니다.

확인대상 발명의 가열·이송 기구
확인대상 발명의 가열·이송 기구

심판청구인은 2025. 1. 10. 자신의 비교 대상 발명이 제1항 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하였습니다. 특허심판원은 2025. 11. 7. 2025당100호 심결로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심결은 특허심판원의 판단을 뜻하며, 이 사건 소송에서는 그 심결을 취소할지가 문제였습니다.

1. 아래쪽 판에도 열선이 있으면 다른 발명일까요

청구항은 위쪽의 제1 플레이트에 열선이 내장된다고 적고 있지만, 아래쪽 제2 플레이트의 열선 유무는 따로 한정하지 않았습니다. 플레이트는 금속을 사이에 두고 누르는 판입니다. 심판청구인은 아래쪽 판에도 열선을 넣은 양면 가열 구성이 청구범위에서 빠졌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법원은 청구항에 적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제외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발명의 설명에는 아래쪽 판에도 열선이 들어갈 수 있다고 적혀 있었고, 이 내용은 출원부터 등록까지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처음 제출한 청구항도 아래쪽 판의 열선 유무를 한정하지 않았습니다.

심사 과정의 대응 내용도 중요했습니다. 출원인은 서류를 고치는 보정을 통해 청구항을 좁히면서 가열판의 작동과 금속을 잡아 옮기는 작동이 유기적으로 연결된다는 점을 설명하였습니다. 아래쪽 판에 열선이 있는 구성을 배제한다는 주장은 하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이를 종합하여 제2 플레이트에 열선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가 모두 포함된다고 해석하였습니다.

여기서 ‘의식적 제외’는 출원 과정에서 특정 구성을 보호 대상에서 빼겠다는 취지가 드러나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명세서와 심사 대응을 함께 보아도 그러한 제외를 인정하기 어려웠습니다. 청구항의 침묵을 곧바로 ‘그 구성은 포기했다’는 뜻으로 읽지 않은 것입니다.

2. 문언은 달랐지만 균등 판단은 남았습니다

법원은 이송 구조의 차이는 분명히 인정하였습니다. 제1항 발명은 가열부에서 부착롤러까지의 거리 이상으로 긴 하나의 이송 플레이트를 사용합니다. 반면 확인대상 발명은 이송 수단을 두 부분으로 나누었고, 각각의 길이도 그 거리보다 짧았습니다.

단일 이송판과 분리된 이송기구 비교
단일 이송판과 분리된 이송기구 비교

법원은 확인대상 발명이 청구항의 구성과 결합관계를 문구 그대로 포함하지는 않는다고 보고 균등 여부를 검토하였습니다. 균등이란 구성이 바뀌었더라도 실질적으로 같은 기술로 보아 보호범위에 포함하는 판단입니다. 과제 해결원리와 효과가 같고 해당 분야 기술자가 쉽게 변경할 수 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균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3. 핵심은 이송판의 개수보다 공정의 연결에 있었습니다

심판청구인은 가열과 순차 이송 같은 기본 틀은 이미 알려져 있으므로, 특허의 핵심을 한쪽 면의 가열과 하나의 긴 이송판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법원은 특허가 해결하려던 문제와 기존 기술이 실제로 수행하던 공정을 구체적으로 비교하였습니다.

기존 기술에도 금속에 필름을 놓고 열과 압력으로 붙이는 방법은 있었습니다. 그러나 선행발명 1은 필름을 먼저 임시로 붙이고 정렬·절단하는 등의 단계를 필요로 하였습니다. 선행발명 2도 필름의 위치를 정하여 임시 부착하는 공정과 열융착 후 절단하는 공정을 거쳤습니다. 단순히 ‘가열과 이송이 있었다’는 공통점만으로 이 사건 발명의 핵심이 이미 알려졌다고 볼 수는 없었습니다.

법원이 파악한 핵심은 미리 절단하고 가열한 금속을 부착롤러에 차례로 공급하면, 필름을 미리 임시 부착하는 단계 없이 금속과 필름을 동시에 눌러 연속적으로 융착하는 데 있었습니다. 확인대상 발명도 이 원리를 채택하였습니다. 이송을 둘로 나누었어도, 그 공정의 연결과 생산성을 높이는 본질적인 효과는 유지된다고 보았습니다.

이송 수단의 분리 자체도 쉽게 변경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하였습니다. 자동화 설비에서는 공간이나 규격의 제약, 공정 시간 등을 고려하여 하나의 구동체를 여러 개로 나누고 순차적으로 작동시키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근거로 과제 해결원리와 효과가 같고 변경도 용이하다고 보았습니다.

4. 가열 기능을 더했다는 주장도 결론을 바꾸지 못했습니다

심판청구인은 이송 수단을 나누면 가열부의 열이 부착롤러나 필름으로 전달되는 것을 막는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확인대상 발명에는 부착롤러 쪽으로 금속을 옮기는 제2 그립퍼에도 히터가 있었습니다. 법원은 그 히터에서 발생한 열도 전달될 수 있으므로, 주장하는 효과만으로 두 발명이 구별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단계적으로 가열하고 위아래 판을 함께 움직이면 열충격이나 표면 손상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도 제시되었습니다. 법원은 히터와 고정용 집게인 클램프를 더하고 아래쪽 판도 움직이게 한 구성이, 특허의 균등한 구성과 결합관계를 그대로 포함하여 이용하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효과에 관한 주장도 구체적으로 검토하였습니다. 법원은 특허 장치 역시 금속을 순차적으로 옮기면서 반복 가열하므로 점진적인 가열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위아래 판이 함께 움직여 마찰이나 훼손을 줄이는 효과는 부수적인 효과로 평가하였습니다. 가열 위치나 움직임을 바꾼 부분도 이 사건에서는 쉽게 변경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하였습니다.

확인대상 발명의 추가 가열부 표시
확인대상 발명의 추가 가열부 표시

실무상 시사점: 바뀐 부품과 유지된 원리를 함께 보셔야 합니다

이하에서는 변리사 관점에서 실무상 의미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먼저 청구항의 문구만 보거나, 발명의 설명만 따로 읽어서는 보호범위를 오해하기 쉽습니다. 특정 구성이 제외되었는지는 최초 청구항과 보정 내용, 의견서에서 어떤 차이를 강조했는지까지 연결하여 확인하셔야 합니다.

설계 변경을 검토하실 때에는 달라진 부품의 개수나 이름뿐 아니라, 그 변경으로 기술적인 문제를 푸는 방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사건처럼 이송을 둘로 나누었더라도 같은 공정을 이어 주고 같은 핵심 효과를 낸다면, 문언과 다르다는 설명만으로 검토가 끝나지 않습니다.

추가 기능이 있다는 사실도 그 자체로 권리범위 밖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기존 특허의 구성과 결합관계를 유지하면서 기능을 더했는지, 기존 구성을 다른 원리로 바꾸었는지 구별하여야 합니다. 개선 효과를 주장하실 때에는 그 효과가 핵심 공정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도 구체적으로 제시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법원은 확인대상 발명이 제1항 발명과 균등하다고 보아 심결 취소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이 판결은 제1항 발명의 권리범위에 관한 판단이며 손해배상액이나 특허 전체의 무효 여부를 결정한 판결은 아닙니다. 장치가 달라 보이는 이유와 기술의 본질이 달라진 이유는 구별하여 살펴보셔야 한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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