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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 상표의 발음 판단 기준

특허법원 2026허10012 판결을 통해 영문 VAP의 호칭과 바프 상표의 유사 여부, 심판청구 이익 및 시점에 맞는 사용 증거를 살펴봅니다.

영문 상표의 발음 판단 기준

안녕하세요. 아이피렉스 특허법률사무소의 김용덕 변리사 입니다.

오늘은 영문 상표의 읽는 법을 회사가 정해 두면 다른 발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특허법원 2026. 9. 3. 선고 2026허10012 판결은 한글 ‘바프’와 영문 ‘VAP’의 호칭, 즉 상표를 소리 내어 부르는 방식이 문제 된 등록무효 사건입니다.

브랜드를 만든 사람이 의도한 발음과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읽는 발음은 다를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은 그 차이를 어떤 자료로 입증해야 하는지 보여 줍니다.

어떤 상표의 등록이 문제 되었나요?

주식회사 바프가 등록한 제1736168호 한글 ‘바프’ 상표는 가공된 견과류, 건조된 과일믹스, 조미처리된 견과믹스 등 제29류 상품을 지정하고 있었습니다. 지정상품은 그 상표를 사용하도록 등록한 상품의 범위입니다. 이 상표의 등록결정일은 2021년 6월 1일입니다.

먼저 등록된 제1248023호 ‘VAP’ 상표는 주식회사 네츄럴 라이프의 상표였습니다. 반면 무효심판을 청구한 회사는 주식회사 머거본이었습니다. 먼저 등록된 상표의 권리자와 심판청구인이 서로 달랐다는 점도 이 사건의 쟁점이었습니다.

등록상표 바프와 선등록상표 VAP의 비교
등록상표 바프와 선등록상표 VAP의 비교

특허심판원은 2025년 11월 26일 ‘바프’의 등록을 무효로 하는 심결을 하였습니다. 등록무효심판은 이미 등록된 상표에 법에서 정한 무효 사유가 있는지 판단하는 절차입니다. 바프는 이 심결을 취소해 달라고 소송을 제기했지만, 특허법원은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상표권자가 아닌 경쟁사도 무효심판을 청구할까요?

법원은 머거본이 스낵류와 과자 등 같은 종류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었고, 2020년 11월경 ‘바디프로필’의 약칭인 ‘바프’를 활용한 제품 출시 방안도 검토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등록상표가 없어지는 데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이해관계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머거본이 ‘VAP’의 상표권자나 사용권자가 아니라는 사정만으로 심판청구 자격이 부정되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심판의 결론이 내려진 당시를 기준으로 이러한 이해관계를 판단했습니다.

VAP를 ‘브이에이피’로만 읽을 수 있을까요?

두 표장은 한글 두 글자와 영문 대문자 세 글자로 이루어져 있어 겉모습이 달랐습니다. 뜻도 직접 비교하기 어렵거나 달랐습니다. 그러나 상표의 유사 여부는 겉모습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같은 종류의 상품에 사용될 때 소비자가 같은 사업자의 상품으로 잘못 생각할 가능성까지 살펴야 합니다.

법원은 VAP가 사전에 정해진 발음이 있는 단어가 아니라 새로 만든 말이라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철자 하나하나를 읽으면 ‘브이에이피’가 되지만, 한 단어처럼 ‘바프’, ‘배프’, ‘밥’, ‘뱁’으로 읽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바프’는 등록상표와 발음이 같고, ‘배프’도 전체적으로 들리는 느낌이 비슷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판매자의 표기만으로 소비자 인식이 증명되지는 않습니다

바프는 실제로 VAP가 ‘브이에이피’로 불리고 있다는 자료를 제출했습니다. 제품과 브랜드 안내에는 영문 단어의 첫 글자를 강조한 표시가 있었고, 온라인 상품정보나 일부 게시물에는 ‘브이에이피’라는 한글 이름도 적혀 있었습니다.

VAP 제품과 판매 자료의 표시 사례 1
VAP 제품과 판매 자료의 표시 사례 1
VAP 제품과 판매 자료의 표시 사례 2
VAP 제품과 판매 자료의 표시 사례 2

이러한 자료는 상표권자나 판매자가 어떤 이름을 사용했는지는 보여 줍니다. 하지만 법원이 확인하려는 것은 2021년 6월 1일 당시 국내 거래자와 일반 소비자 사이에서 그 발음이 널리 정착했는지였습니다.

제출 자료 중 상당수는 광고나 협찬 게시물이었고, 등록결정 이후 자료이거나 작성 시점이 분명하지 않은 자료도 있었습니다. 일부 소비자 게시물은 수가 제한적이었으며, 얼마나 많은 사람이 보았는지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판매량, 시장점유율, 광고 노출 규모, 실제 소비자의 호칭을 보여 주는 객관적인 자료도 부족했습니다.

과거 리뷰가 남아 있다는 사실만으로 현재 화면의 한글 브랜드명이 그 리뷰 작성 당시에도 표시되어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었습니다. 또 2019년에는 ‘VAP(밥)은 먹고 다니니?’라는 광고도 있었습니다. 2024년 소비자가 읽는 법을 문의한 자료 역시 기준일보다 3년 이상 늦었고, 그 소비자에게 발음이 분명하지 않았다는 사정도 드러냈습니다.

상품의 범위와 공존동의도 구분해야 합니다

법원은 ‘바프’의 지정상품과 VAP의 지정상품 중 제29류 가공식품이 성질과 용도, 생산·판매 부문, 소비자 범위에서 겹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 두 상표의 지정상품이 동일하거나 유사하다는 점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었습니다. VAP에 등록된 모든 상품을 한꺼번에 비교한 것은 아닙니다.

바프는 자신의 높은 인지도와 선등록상표권자의 공존동의도 주장했습니다. 공존동의는 먼저 등록된 상표의 권리자가 나중 상표의 등록에 동의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인지도 자료는 상당수가 등록결정 이후이거나 ‘HBAF’와 함께 사용된 형태였습니다. 법원은 2021년 6월 1일 당시 이 한글 상표만으로 출처 혼동을 피할 정도의 인지도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2026년에 이루어진 공존동의도 이 사건 상표가 아니라 별도로 나중에 출원한 상표들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법원은 2024년 5월 1일 시행된 공존동의제도가 그 전에 이미 등록결정이 이루어진 이 사건 상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른 상표에 대한 나중 동의가 과거 소비자의 발음을 직접 증명하는 자료가 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실무에서는 발음과 증거의 시점을 함께 점검하세요

변리사 관점에서 보면, 영문 상표를 검토할 때에는 원하는 발음 하나만 정해 두기보다 국내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는 여러 발음을 함께 검색하는 것이 좋습니다. 철자나 모양이 달라도 같은 상품에서 발음이 겹치면 등록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특정 발음이 널리 정착했다고 주장하려면 회사의 이름짓기 설명에 더해 당시 소비자의 실제 사용 자료를 모아야 합니다. 판매·광고 자료의 날짜, 노출 범위, 소비자 게시물의 작성 시점 등을 함께 관리해 두는 이유입니다. 현재 화면을 저장한 자료와 과거 그 시점의 화면은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상표 포트폴리오를 관리할 때에는 등록번호, 지정상품, 등록결정일, 공존동의의 대상 상표를 각각 대조해야 합니다. 이 판결의 대상은 특정한 한글 ‘바프’ 상표의 등록무효 여부입니다. HBAF 브랜드 전체의 권리나 제품 판매금지를 판단한 사건으로 확대해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상표의 발음은 이름을 지은 사람의 의도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소비자가 실제로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그리고 그 인식이 필요한 시점에 어떤 증거로 확인되는지가 등록의 유효성을 가를 수 있습니다.

이 글은 표시된 게시일을 기준으로 작성된 자료입니다. 개별 사안에 대한 검토는 상담을 통해 안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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