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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막 디자인의 유사 판단

도로용 그늘막의 비례 관계와 공지 부분, 확인대상 디자인의 특정이 전체 심미감 판단에 미친 영향을 2024허15578 판결로 살펴봅니다.

그늘막 디자인의 전체 인상과 유사 판단을 설명하는 대표 이미지

안녕하세요. 아이피렉스 특허법률사무소의 김용덕 변리사 입니다.

오늘은 그늘막 디자인의 유사 판단에서 구조의 공통점과 구성요소 사이의 비례를 어떻게 살펴야 하는지 설명한 특허법원 2025. 5. 22. 선고 2024허15578 판결을 소개하겠습니다. 기둥 옆으로 차양이 펼쳐지는 구조가 같더라도, 중앙 부분과 차양막의 크기 관계가 다르면 전체 인상이 달라질 수 있을까요?

1. 심판원과 법원의 결론이 달랐습니다

등록디자인 제940180호의 대상 물품은 ‘도로시설물용 차양’입니다.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보행자를 햇빛과 비로부터 보호하는 시설입니다. 원고들은 자신들이 실시하는 스마트 그늘막에 관한 디자인을 특정하여, 이 디자인이 피고 등록디자인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했습니다.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은 특정한 비교 대상이 등록된 권리의 보호 범위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확인을 구하는 절차입니다. 이때 비교 대상으로 정한 디자인을 확인대상디자인이라고 합니다. 특허심판원은 2024. 10. 28. 2024당842 심결에서 공통되는 특징의 인상이 중요하다고 보아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그러나 특허법원은 두 디자인이 전체적으로 다른 심미감을 준다고 판단하여 그 심결을 취소했습니다. 심미감은 디자인을 보고 느끼는 미적 느낌과 인상을 말합니다. 이 사건의 결론은 특정된 확인대상디자인이 등록디자인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이며, 등록디자인 자체를 무효로 한 것은 아닙니다.

등록디자인과 확인대상 디자인의 사시도 비교
등록디자인과 확인대상 디자인의 사시도 비교

등록디자인과 확인대상디자인(확인D)의 사시도

2. 이미 알려진 구조의 비중을 살폈습니다

두 디자인에는 여러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사각기둥 형태의 지지부 위에 한쪽 끝만 고정된 중앙지지대가 있고, 그 양쪽으로 차양막이 아래를 향해 경사지게 펼쳐집니다. 한쪽 끝을 고정하여 옆으로 뻗게 한 형태를 외팔보 구조라고 합니다. 차양막 가장자리의 유도판과 아래쪽의 2단 접이식 어닝도 공통되었습니다. 어닝은 펼치거나 접을 수 있는 차양을 뜻합니다.

법원은 외팔보 구조가 선행디자인 1~5에서 이미 여러 형태로 알려져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아래로 경사진 차양막, 유도판과 접이식 어닝 등도 선행 자료에 나타나 있었습니다. 이미 공개되어 알려진 부분, 즉 공지 부분까지 한 사람에게 독점시키기는 어렵기 때문에 유사 판단에서 그 중요도를 낮추어 평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공통 구조를 지운 다음 남은 부품만 따로 비교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각 부분의 구체적인 형상, 연결 위치와 구조, 차양막의 형태와 상대적 크기를 종합하여 전체 인상을 살폈습니다. 또한 기능에 관계된 모양이라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비중이 낮아지는 것도 아닙니다. 같은 기능을 구현하는 다른 모양을 선택할 수 있다면 그 형상 역시 디자인 비교에서 중요할 수 있습니다.

3. 중앙지지대와 차양막의 비례가 달랐습니다

차이는 위에서 보았을 때 특히 분명했습니다. 등록디자인의 중앙지지대는 폭이 넓은 직사각형 판에 가까웠고, 차양막의 폭은 그 중앙지지대 상면 폭과 거의 비슷했습니다. 반면 확인대상디자인은 중앙지지대가 상대적으로 좁고 길쭉했으며, 차양막의 폭은 중앙지지대 상면 폭의 약 3배에 가까웠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비례 차이가 디자인에서 중심이 되는 부분을 바꾼다고 보았습니다. 등록디자인은 넓은 중앙 부분이 중심을 이루어 부드럽고 안정적이며 깔끔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확인대상디자인은 좁은 중앙 부분 양쪽으로 넓은 차양막이 길게 돌출되어, 더 날렵하면서 차양막이 중심이 되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정면의 중앙지지대 형상도 달랐습니다. 등록디자인은 양옆이 완만한 곡선으로 이어지는 넓은 접시 같은 모양이었습니다. 확인대상디자인은 경사가 급한 직선으로 이루어진 사발 같은 모양이고, 상단 중앙에 직사각형 방열판이 있었습니다. 위쪽의 태양광전지판 구조물도 등록디자인에는 없었습니다.

법원은 확인대상디자인의 각진 형상과 태양광전지판 구조물이 중앙 부분에 복잡하고 딱딱한 느낌을 더한다고 보았습니다.

두 그늘막 디자인의 정면도와 평면도 비교
두 그늘막 디자인의 정면도와 평면도 비교

정면과 위에서 본 형상·비례의 차이

기둥과 중앙지지대의 연결 위치·구조, 접이식 어닝 팔의 연결 위치, 아래쪽 형상의 차이도 함께 살폈습니다. 이 차이들은 여러 방향에서 보이는 인상과 연결되어 전체적인 심미감의 차이를 뒷받침했습니다.

두 그늘막의 중앙 지지부와 기둥 결합을 보여 주는 측면도
두 그늘막의 중앙 지지부와 기둥 결합을 보여 주는 측면도

측면에서 본 중앙지지대와 지지부의 결합

4. 접히는 차양도 펼친 모습이 중요합니다

그늘막은 차양을 접으면 폭이 달라집니다. 그렇다면 펼쳐 놓은 상태의 폭 차이는 중요하지 않다고 볼 수 있을까요? 법원은 등록디자인의 참고도면에 펼치고 접는 동작이 나타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서도, 최대로 펼친 상태의 전체 형태와 비례감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보았습니다.

최대로 펼쳤을 때의 전체 형태와 비례감도 수요자의 심미감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차양이 펼쳐졌을 때 생기는 두 디자인의 인상 차이가, 나중에 접힐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작동하여 형태가 달라지는 물품이라도 사용 상태에서 드러나는 특징을 구체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5. 실제 제품 사진으로 대상을 바꾸지는 않습니다

피고는 실물 사진을 비교하면 두 디자인이 비슷하다고도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사건에서 비교해야 할 것은 심판청구인이 특정한 확인대상디자인과 등록디자인 도면에 나타난 디자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제품을 촬영한 사진과 심판에서 정한 비교 대상은 구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원고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제품의 차양막 폭 등이 이 사건 확인대상디자인과 달리 등록디자인에 더 가깝다면, 그 제품에 대해서는 별도의 권리범위확인심판이나 디자인권 침해소송에서 판단받아야 합니다. 법원은 실물 사진에 관한 주장으로 이 사건의 비교 대상을 바꾸어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이 판결을 원고들이 유통하는 모든 제품에 대한 포괄적인 비침해 판단으로 읽어서는 안 됩니다. 어떤 도면과 설명으로 특정한 디자인을 비교했는지가 결론의 범위를 정합니다.

6. 실무에서는 비례와 비교 대상을 함께 봅니다

변리사 관점에서 이 사건은 같은 구조를 가졌다는 설명만으로 디자인의 유사 여부를 정리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이미 알려진 구조가 무엇인지 확인한 뒤, 구체적인 모양과 결합 관계, 구성요소 사이의 비례가 전체 모습에서 어떤 인상을 만드는지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발 단계에서는 사시도뿐 아니라 정면·측면·평면 등 여러 방향의 모습을 함께 검토해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작동 전후의 모습이 달라진다면 실제 사용 상태도 확인하고, 심판을 준비할 때에는 도면과 설명이 검토받으려는 제품의 형태를 정확히 나타내는지도 점검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이는 이 판결에서 얻을 수 있는 실무상 제안입니다.

다만 폭의 비율을 바꾸거나 태양광판을 추가하면 언제나 권리범위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사건에서는 여러 구체적인 차이가 함께 전체 인상을 바꾸었습니다. 그늘막 디자인의 유사 판단은 공통된 구조에만 머물지 않고, 특정된 디자인의 비례와 형상, 연결 구조를 전체적으로 살피는 과정이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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