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아이피렉스 특허법률사무소의 김용덕 변리사 입니다.
오늘은 천장에 설치하면 잘 보이지 않는 연결 부분도 디자인 유사 판단에서 중요한지를 살핀 레일조명등 판례를 소개하겠습니다. 긴 막대 모양의 조명 두 개가 비슷해 보여도, 레일에 끼우는 연결부와 홈의 구체적인 모습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허법원은 2025년 1월 16일 선고한 2023허14486 판결에서 등록디자인과 비교 대상의 전체 인상이 다르다고 판단했습니다. 설치 후의 모습뿐 아니라 물건을 살 때 관찰하는 외관도 함께 고려한 점이 실무상 중요합니다.
1. 등록디자인과 무엇을 비교한 사건인가요
피고가 가진 등록 제30-1015208호 디자인의 대상은 ‘레일조명등’입니다. 2018년 11월 19일 출원되어 2019년 7월 10일 등록되었습니다. 레일연결부를 천장 레일에 끼워 설치하는 조명으로, 원고가 심판에서 비교하도록 특정한 디자인도 같은 물품이었습니다. 이 비교 대상을 ‘확인대상 디자인’이라고 합니다.
원고는 자기 확인대상 디자인이 등록디자인의 보호 범위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확인해 달라는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했습니다. 이는 등록을 없애 달라는 무효심판이나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과는 구별되는 절차입니다.
처음에는 관련 심판과 중복된 청구라는 이유로 내용 판단 없이 각하되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두 심판의 비교 대상 디자인이 같지 않다고 보아 이를 취소했고, 사건은 특허심판원으로 돌아갔습니다. 다시 심리한 특허심판원은 2023년 11월 28일 2023당(취소판결)42 심결, 즉 심판원의 판단으로 권리범위에 속한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그 두 번째 심결을 대상으로 합니다. 법원은 원고가 이번 심판에서 특정한 확인대상 디자인과 등록디자인을 비교했습니다. 관련 심판과는 비교 대상이 다른 절차였으므로, 이번 판결의 결론도 그 특정된 디자인을 기준으로 읽어야 합니다.
2. 긴 조명이라는 공통점만으로 정하지 않았습니다
두 디자인은 좌우로 긴 직육면체 등기구의 양 끝 위쪽에 레일연결부가 하나씩 있고, 그 사이가 비어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연결부와 등기구의 높이·길이 비율도 비슷했습니다. 법원은 이런 공통점이 얇고 날렵한 인상과 균형감에서 일정 부분 비슷한 느낌을 준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등록디자인 제30-1015208호와 확인대상 디자인의 전체 형상
다만 디자인을 구성하는 부품을 하나씩 떼어 같은지만 세지는 않았습니다. 물품의 성질과 용도, 쓰는 모습에 비추어 시선과 주의를 가장 끌기 쉬운 부분을 ‘요부’라고 하며, 이를 중심으로 전체 외관이 주는 느낌을 살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레일조명등에서는 레일에 연결하는 부분의 위치와 모양, 삽입에 관련된 부품의 배치, 연결부 위치를 조절하는 가이드 홈이 중요했습니다. 단순히 빛을 내는 긴 몸체만 볼 것이 아니라, 설치 방식과 관련된 외관이 어떻게 구성되었는지까지 살핀 것입니다.
3. 연결부와 가이드 홈이 전체 인상을 바꿨습니다
먼저 정면에서 보이는 양 끝의 모습이 달랐습니다. 등록디자인은 제품 끝부분이 위아래 단차 없이 한 직선을 이루었습니다. 반면 확인대상 디자인은 레일연결부가 끝부분에서 안쪽으로 떨어져 있어, 끝부분이 계단처럼 보였습니다. 법원은 이런 차이가 깔끔한 느낌과 입체적이고 복잡한 느낌의 차이로 이어진다고 보았습니다.

레일연결부의 위치에 따른 양 끝부분 형상 비교
연결부 안의 부품 배치도 달랐습니다. 등록디자인에서는 결합부품이 중심의 안쪽에, 탄성걸림구가 바깥쪽에 있었고 좌측 연결부의 나사결합부가 세 개였습니다. 확인대상 디자인에서는 결합부품이 바깥쪽에 있고 그 좌우에 탄성걸림구가 하나씩 배치되었으며 나사결합부는 두 개였습니다. 부품의 전체적인 배치가 주는 인상이 달랐습니다.
윗면의 가이드 홈에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등록디자인은 등기구 윗면 중앙에 길게 파인 홈이 있는 반면, 확인대상 디자인은 정면부 위쪽에 얇은 홈이 있어 윗면 자체는 평평했습니다. 따라서 확인대상 디자인에 홈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홈이 형성된 면과 그로 인한 입체감이 달랐던 것입니다.

등록디자인과 확인대상 디자인의 가이드 홈 위치 비교
연결본체의 나사결합부와 회전레버의 배치, 모서리도 달랐습니다. 등록디자인은 나사결합부 네 개와 좌우 회전레버가 균형 있게 배치되고 바깥 모서리는 직각, 안쪽은 곡면이었습니다. 확인대상 디자인은 나사결합부 없이 한쪽 레버만 있고 네 모서리가 비슷한 곡면이어서, 법원은 더 단순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고 보았습니다.
법원은 이 차이들이 앞서 인정한 공통점을 상쇄하여 전체적으로 다른 미적 느낌을 만든다고 판단했습니다. 개별 부품 중 닮은 것이 있더라도, 눈길을 끄는 부분의 구체적인 형상과 전체 배치가 다르다는 점이 중요하게 작용했습니다.
4. 설치하면 가려져도 거래 시 외관을 봅니다
피고는 레일에 연결한 뒤에는 연결부와 연결본체, 가이드 홈이 가려지므로 이런 부분은 요부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설치하여 사용할 때 잘 보이는 등기구의 몸체를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사용 중의 모습뿐 아니라 거래할 때의 외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수요자는 레일조명등을 살 때 빛을 내는 몸체만이 아니라 레일에 연결되는 부분까지 고려하여 구매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설치 후 덜 눈에 띈다는 사정만으로 중요한 부분에서 제외하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닮은 부분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비중으로 평가하지도 않았습니다. 법원은 측면부가 크게 주목되는 부분은 아니고, 회전단자부는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으며 자세히 보아야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보았습니다. 이런 공통점이 전체적인 느낌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보이는지 여부를 한 시점의 장면으로만 정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물품을 어떤 방식으로 선택하고 사용하는지, 각 부분이 전체에서 얼마나 눈길을 끄는지를 함께 살폈습니다. 이는 모든 가려진 부분이 언제나 중요한 부분이라는 뜻과도 다릅니다.
5. 법원의 결론과 실무에서 남길 비교 자료
법원은 확인대상 디자인이 등록디자인과 유사하지 않아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이와 달리 본 심결을 취소했습니다. 원고는 기존에 알려진 디자인으로부터 쉽게 실시할 수 있다는 자유실시디자인 주장도 하였으나, 법원은 그 주장까지 더 판단할 필요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을 자유실시디자인 인정 사례로 설명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변리사 관점에서는 조립·설치되는 물품의 비교 자료를 준비할 때 완성된 상태와 거래 상태를 함께 살피는 것이 좋겠습니다. 설치 후 잘 보이는 면만 찍으면 연결부의 위치나 홈의 형상처럼 구매 시 관찰될 수 있는 특징을 놓칠 수 있습니다. 정면·윗면·사시도에서 차이가 어떻게 이어지는지 설명하면 전체 인상의 차이를 전달하기 수월합니다.
차이점의 개수만 나열하는 것보다 그 차이가 만드는 시각적 효과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끝부분의 단차가 복잡한 인상을 주는지, 부품 배치가 대칭적인지, 길게 파인 홈이 입체감을 주는지처럼 외관과 느낌을 연결해야 합니다. 이는 이 판결에서 얻을 수 있는 실무상 제안입니다.
이번 판결은 설치하면 가려지는 부분이라도 거래 시 외관과 제품의 특성에 따라 디자인 유사 판단에서 중요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비슷한 긴 몸체를 가졌는지를 넘어, 눈길을 끄는 부분의 구체적 형상과 전체 구성이 주는 인상을 살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