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아이피렉스 특허법률사무소의 김용덕 변리사 입니다.
오늘은 싱크대용 물막이의 줄무늬 간격과 모서리, 보강살을 바꾼 디자인의 창작성이 문제 된 특허법원 2025. 5. 22. 선고 2024허14728 판결을 살펴보겠습니다. 기존 디자인과 다른 부분이 있는데도 왜 등록무효 사유가 인정되었는지, 제품의 기능을 돕는 형상을 어떻게 평가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 무효심결을 다툰 물막이 사건입니다
이 사건 등록디자인은 실리콘 재질의 ‘싱크대용 물막이’입니다. 싱크대에 흡착하여 물이 튀는 것을 막는 제품으로, 세워진 상부와 이를 받치는 하부가 이어져 있습니다. 두 명의 원고는 2022. 10. 17. 출원하여 2023. 7. 5. 등록된 디자인등록 제1223393호의 권리자였습니다.
비교의 기준이 된 선행디자인도 싱크대용 물막이였습니다. 선행디자인은 이 사건 출원보다 앞선 2020. 9. 1. 출원되어 2021. 9. 15. 디자인등록 제1128630호로 등록되었습니다. 여기서 선행디자인은 새 디자인의 등록요건을 판단할 때 대조하는 기존 디자인을 뜻합니다.
피고 회사는 이 사건 등록디자인이 선행디자인과 유사하거나, 선행디자인을 바꾸어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이유로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했습니다. 등록무효심판은 이미 등록된 디자인에 등록을 유지할 수 없는 사유가 있는지 다투는 절차입니다. 특허심판원은 2024. 8. 26. 2024당417 심결에서 청구를 받아들였고, 원고들은 그 심결을 취소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2. 다른 외관과 창작수준은 별개입니다
디자인보호법 제33조 제2항은 해당 분야에서 보통의 지식과 경험을 가진 디자이너가 이미 알려진 디자인 등으로부터 쉽게 창작할 수 있는 디자인의 등록을 제한합니다. 쉽게 만들어 낼 수 있는지를 따지는 것을 ‘창작용이성’ 판단이라고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외관이 달라졌는지에서 더 나아가, 그 차이가 흔한 변형의 범위를 벗어나는 창작인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법원은 두 디자인의 공통된 바탕부터 확인했습니다. 바닥을 이루는 하부 위에 상부가 수직으로 세워져 있고, 상부 가장자리에는 일정한 두께의 테두리가 있었습니다. 좌우 모서리가 둥글고, 상부에 홈과 돌출부가 번갈아 이어지는 세로 줄무늬가 있다는 점도 같았습니다.
차이도 있었습니다. 등록디자인은 줄무늬의 간격과 개수가 다르고, 하부 양쪽 모서리의 둥근 정도에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측면에서는 상부를 받치는 보강살이 추가되어 있었습니다. 법원은 이 세 가지 차이를 확인한 뒤, 각 변경이 어떤 성격을 가지고 전체 외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검토했습니다.

싱크대용 물막이의 등록디자인과 선행디자인
3. 줄무늬와 곡률은 흔한 변형이었습니다
정면에서 등록디자인의 줄무늬는 간격이 비교적 넓고 약 15개였지만, 선행디자인은 간격이 좁고 약 30개였습니다. 줄무늬의 밀도가 달라 눈으로 구별할 수 있는 차이는 존재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미 세로 줄무늬의 홈과 돌출부를 반복하는 디자인에서 그 간격을 넓히거나 좁혀 개수와 면적을 조절하는 것은 흔한 창작수법이라고 보았습니다. 줄무늬가 있다는 기본 구성을 유지하면서 배열의 밀도를 바꾼 점이 특별히 어려운 창작이라고 평가되지는 않은 것입니다.
평면에서 본 하부 양쪽 모서리도 쟁점이었습니다. 등록디자인의 모서리는 둥근 형태였고, 선행디자인의 해당 부분은 반원에 가까웠습니다. 곡률은 곡선이 얼마나 휘어지는지를 나타내는 정도입니다. 법원은 테두리를 곡선으로 처리하면서 이 곡률을 바꾸는 것 역시 통상의 디자이너가 시도할 수 있는 흔한 표현방법으로 판단했습니다.
이러한 차이로 등록디자인이 선행디자인과 비교하여 전체적으로 특별한 미감적 가치를 형성한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었습니다. 미감적 가치는 외관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이나 시각적 인상의 가치를 말합니다. 단순히 변경된 지점을 찾는 것과, 그 변경으로 새로운 외관적 가치가 생겼다고 평가하는 것은 구별되었습니다.
4. 보강살의 다른 형태만으로 부족했습니다
보강살은 수직으로 선 상부와 바닥의 연결 부분을 받쳐 주는 형상입니다. 등록디자인의 측면에는 기둥을 중심으로 좌우에 삼각형 살이 덧대어진 모습이 있었지만, 선행디자인에는 별도의 보강살 없이 상부 기둥과 바닥이 수직으로 이어져 있었습니다.

등록디자인의 상부·하부·테두리부와 보강살
법원은 실리콘 물막이의 상부를 지지하기 위하여 이러한 보강살을 더하는 것은 쉽게 시도할 수 있는 상업적·기능적 변형이라고 보았습니다. 이 제품의 재질과 지지 기능, 기존 외관을 함께 놓고 그 보강살을 결합하는 데 어느 정도의 창작이 필요한지 판단한 것입니다.
원고들은 대체할 수 있는 보강살 형태가 여러 가지라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등록디자인은 완만한 곡선으로 경사가 두 단계에 걸쳐 이루어지므로, 일반적인 경사 보강살과 달라 쉽게 만들 수 없다는 취지였습니다.
법원은 먼저 선행디자인이 별도의 보강살 없이도 상부를 지지하는 방식을 살폈습니다. 선행디자인은 홈과 돌출부를 촘촘하게 만들고 상부의 아래쪽을 위쪽보다 약간 두껍게 구성하고 있었습니다. 보강살이 없다는 외관상의 차이만 떼어 보지 않고, 물막이가 서 있도록 하는 기존 구성을 함께 확인한 것입니다.
원고들이 제시한 다른 공지디자인들에서도 상부 하단부터 하부 연결부까지 실리콘 두께가 점차 두꺼워지는 경사 보강살이 흔히 관찰되었습니다. 법원은 등록디자인의 두 단계 경사도 이러한 경사진 보강살을 일부 변형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또한 세로 줄무늬를 유지하면서 상부의 지지력을 높이려면 같거나 유사한 경사 보강살을 결합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식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와 달리 계단식이나 배수로 형태를 택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도 들었습니다. 다른 선택지가 존재한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에서 채택한 형상의 창작수준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5. 법원은 무효심결을 유지했습니다
법원은 등록디자인을 선행디자인으로부터 쉽게 창작할 수 있으므로 디자인보호법 제33조 제2항에 따른 등록무효 사유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들의 심결 취소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디자인을 무효로 본 특허심판원의 심결을 취소하지 않고 유지한 결과입니다.
법원은 이 사유만으로 결론을 낼 수 있어 나머지 주장은 더 살필 필요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이 판결을 두 디자인의 유사 여부에 관하여 별도의 결론까지 내린 사건으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피고의 제품이 디자인권을 침해하는지 판단한 침해소송도 아닙니다.
6. 변경점과 미감의 근거를 준비하세요
변리사 관점에서 보면, 제품을 개선한 과정과 디자인의 창작성을 설명하는 과정은 나누어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이 덜 튀고 제품이 잘 서게 되었다는 기능적 장점과, 외관에서 어떤 새로운 시각적 인상이 형성되었는지는 설명의 초점이 다릅니다.
출원 전에는 기존 제품과 달라진 위치를 도면에 표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변경이 전체 윤곽이나 표면 구성에 주는 효과도 함께 기록해 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줄 간격이나 모서리의 곡률을 바꾸었다면, 왜 그 선택과 조합이 해당 분야의 흔한 변형과 구별되는지 뒷받침할 자료가 중요합니다.
기능을 돕는 부분도 구체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이 사건은 기능이 있는 형상이라면 모두 보호받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 아닙니다. 실리콘 물막이라는 제품, 기존 줄무늬의 구성, 이미 알려진 보강살의 형태를 고려했을 때 해당 변경을 쉽게 할 수 있다고 본 사안입니다.
분쟁 자료를 준비할 때에는 변경 전후의 도면과 개발 기록, 같은 분야에서 이미 쓰인 형상들을 연결하여 검토할 수 있습니다. 대체할 수 있는 모양이 많다는 설명에 더하여, 실제로 선택한 형상이 왜 통상적인 변경을 넘어서는지 보여 주는 것이 이 판결에서 얻을 수 있는 실무상 시사점입니다.
물막이 디자인의 줄무늬, 모서리, 보강살에는 실제 차이가 있었지만, 그 차이는 등록을 지킬 만큼의 창작으로 평가되지 않았습니다. 기존 디자인과 어디가 달라졌는지와 함께, 그 변경으로 어떤 새로운 미감이 생겼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일이 중요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