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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거절소송과 새 자료

대법원 2022후11190 판결을 통해 주지관용기술의 보충 자료와 새로운 거절이유의 차이, 출원 전체 거절의 의미를 살펴봅니다.

특허 거절소송과 새 자료

안녕하세요. 아이피렉스 특허법률사무소의 김용덕 변리사 입니다.

오늘은 특허 거절소송에서 새로 제출된 자료를 법원이 판단에 사용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2후11190 판결은 새로운 거절이유와 기존 이유를 설명하는 보충자료를 어떻게 구별하는지 다룬 사건입니다.

심사 단계에서 보지 못한 자료가 소송에서 등장하면, 출원인은 “미리 반박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 아닌가요?”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자료가 제출된 시점뿐 아니라, 그 자료가 기존 거절 논리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살폈습니다.

1. 사건 개요: 특허 거절결정을 다툰 과정

출원발명은 ‘플라즈마 밀도를 제어하는 시스템 및 방법’입니다. 특허청 심사관은 먼저 공개된 기술인 선행발명 1과 2를 근거로 진보성이 없다는 거절이유를 통지하고, 같은 취지로 거절결정을 했습니다. 진보성은 해당 분야의 보통 기술자가 기존 기술에서 쉽게 생각해 낼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서는지를 보는 특허요건입니다.

출원인은 거절결정에 불복하여 특허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습니다. 특허심판원은 청구항 1의 진보성이 부정된다는 이유 등으로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청구항은 특허로 보호받으려는 기술을 문장으로 정한 개별 항목이고, 심결은 특허심판원이 내리는 판단을 뜻합니다.

이어진 심결취소소송은 그 심결을 취소해 달라고 법원에 구하는 절차입니다. 원심인 특허법원은 2022. 11. 24. 선고 2022허2127 판결에서 출원인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출원인은 원심판결의 법적 잘못을 다투는 상고를 대법원에 제기하면서, 원심이 새로운 거절이유를 판단의 기초로 삼았다는 절차상 문제와 진보성 판단의 문제를 함께 다퉜습니다.

2. 새 자료가 곧 새로운 거절이유는 아닙니다

대법원은 출원인에게 거절이유를 알리고 의견서를 낼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원칙을 확인했습니다. 거절결정 불복심판과 그 심결에 대한 취소소송에서도, 심사나 심판 단계에서 의견을 낼 기회가 없었던 거절이유를 새롭게 주장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소송에서 처음 제시된 설명이라도, 이미 통지된 거절이유와 주된 취지가 같고 그 이유를 보충하는 데 그친다면 판단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기존 선행발명을 이해하거나 당시의 기술상식을 확인하는 자료까지 모두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주지관용기술은 출원 당시 해당 기술분야에서 널리 알려져 있거나 통상 사용되던 기술을 말합니다. 그러한 기술의 존재를 증명하면서 이미 통지된 선행발명을 보충하는 자료와, 별도의 선행기술로 거절 논리를 새로 세우는 자료는 역할이 다릅니다.

3. 법원이 두 자료를 받아들인 구체적 이유

첫 번째 자료는 소송에서 ‘을 제8호증’이라고 표시된 증거였습니다. 대법원은 이 자료가 심사 단계에서 이미 거절이유로 통지된 선행발명 2를 보충하기 위해 제출됐다고 보았습니다. 출원 당시 널리 알려진 주지관용기술을 증명하는 것이 그 역할이었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자료가 제출됐다는 사정만으로, 심사 때의 선행발명 2를 다른 기술로 교체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었습니다. 기존 거절이유의 기술적 배경을 설명하는 범위에 머물렀다는 점이 중요했습니다.

두 번째 자료는 일본 특허 공개 2004-241792호 공보였습니다. 이 공보는 그 자체를 독립적인 진보성 부정의 증거로 제출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선행발명 1의 명세서에 배경기술로 기재되어 있었고, 법원은 선행발명 1의 내용을 파악하는 데 참고했습니다.

두 자료의 역할을 종합하여 대법원은 원심이 기존 거절이유와 주된 취지가 다른 새로운 거절이유를 판결의 기초로 삼은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출원인의 절차적 권리를 보장하지 않았다는 상고이유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 판단을 “소송에서 새 증거를 내면 언제나 허용된다”는 의미로 읽어서는 안 됩니다. 이 사건의 결론은 첫 자료가 기존 선행발명을 보충하는 기술상식 자료였고, 두 번째 공보가 기존 선행발명의 이해를 위한 배경자료였다는 구체적인 사정에 기초합니다.

4. 청구항 1의 진보성과 출원 전체의 거절

대법원은 절차 문제와 별도로 진보성에 관한 판단도 검토했습니다. 기존 기술의 내용, 출원발명과의 차이, 출원 당시 보통 기술자의 기술수준을 먼저 파악한 뒤, 그 차이를 쉽게 극복할 수 있었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여러 문헌을 결합할 때에도 단순히 구성요소를 모아 놓는 데 그쳐서는 안 됩니다. 문헌에 결합할 동기나 암시가 있거나, 당시의 기술상식·기본적인 과제·발전 경향·업계의 요구 등에 비추어 보통 기술자가 쉽게 결합할 수 있다고 인정되어야 합니다.

원심은 이 사건 청구항 1을 선행발명 1만으로, 또는 선행발명 1에 선행발명 2를 결합하여 쉽게 발명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원심의 진보성 판단에 판결에 영향을 미친 법리상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여러 청구항으로 이루어진 특허출원에서는 어느 하나에라도 거절이유가 있으면 출원 전체가 거절되어야 한다는 법리를 적용했습니다. 청구항 1에 관한 거절이유 때문에 이 출원은 특허등록을 받을 수 없다는 결론이 유지됐습니다. 이를 나머지 모든 청구항의 기술적 내용을 각각 심리하여 진보성을 부정했다는 뜻으로 확대해서는 안 됩니다.

대법원은 결국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이 사건은 특허 등록을 거절한 판단을 다툰 사건으로, 등록된 특허의 침해나 손해배상 책임을 판단한 사건은 아닙니다.

5. 변리사 관점의 실무상 시사점

실무에서는 새 자료가 제출되면 먼저 그 자료의 용도를 정리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기존 문헌에 적힌 내용을 해석하는 자료인지, 당시의 기술상식을 증명하는 자료인지, 빠져 있던 핵심 구성을 별도의 기술로 새롭게 채우려는 자료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자료의 이름보다 실제 거절 논리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중요합니다.

주지관용기술이라는 설명이 붙었다고 검토를 멈춰서는 안 됩니다. 그 기술이 실제로 출원 당시에 널리 알려져 있었는지, 해당 기술분야와 관련되는지, 기존 선행발명을 보충하는 범위인지 구체적으로 확인하셔야 합니다. 절차상 이의와 함께 그 자료의 기술적 설명이 타당한지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설명을 위한 가상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이미 통지된 문헌의 센서 작동을 이해하기 위해 당시의 교과서를 참고하는 경우와, 기존 문헌에 없던 핵심 제어구성을 전혀 다른 특허문헌에서 가져오는 경우는 검토 방향이 달라집니다. 다만 이 예만으로 허용 여부가 정해지는 것은 아니며, 실제 사건에서는 통지된 거절이유와 추가 자료의 역할을 함께 대조해야 합니다.

청구항 관리도 중요합니다. 일부 청구항은 등록될 수 있다고 생각하더라도, 다른 청구항에 남아 있는 거절이유가 출원 전체의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각 청구항의 거절이유를 정리하고, 명세서나 청구항 등을 고치는 보정 등 대응 수단의 가능 여부와 시기를 해당 절차에 맞추어 검토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같은 문헌을 인용했어도 비교 방식이 달라져 대응 기회를 다시 주어야 했던 특허법원 2025허10293 판결과 함께 보시면 구별이 더 분명해집니다. 그 사건과 이번 사건은 서로 다른 판결이지만, 문헌의 형식보다 실제 거절 논리와 대응 기회를 살펴야 한다는 점에서 연결됩니다.

마무리: 제출 시점과 자료의 역할을 함께 보셔야 합니다

2022후11190 판결은 특허 거절소송에서 새로 등장한 자료도 기존 거절이유를 보충하는 범위라면 판단에 쓰일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대응하실 때에는 “전에 보지 못한 자료”라는 지적에서 더 나아가, 그 자료가 기존 이유를 설명하는지 아니면 거절의 근거를 실질적으로 바꾸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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