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시장으로 브랜드를 확장하는 기업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유통 채널이 세계적으로 확대되면서 한국 기업의 제품이 의도한 시장뿐 아니라 예상하지 못한 국가에서도 알려지고 소비자층을 확보하는 사례도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브랜드가 성장할수록 모방 제품, 제3자의 상표 선점, 현지 협력사의 경쟁 전환 등 다양한 상표 리스크 역시 함께 커집니다. 특히 상표권은 국가별로 독립적으로 보호되기 때문에 한국에서 잘 알려진 브랜드라도 해외에서는 동일한 보호를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최근 보도된 카자흐스탄 메로나 사례는 이러한 현실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상표를 등록했음에도 모방 제품이 유통되었고, 법적 대응 역시 즉각적인 판매 중단으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는 해외 상표 보호가 단순히 상표를 등록하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해외에서 상표권은 실제로 어떻게 보호될까요? 또 브랜드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기업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이번 글에서는 메로나 카자흐스탄 사례를 중심으로 해외 상표 분쟁이 발생하는 구조와 해외 진출 기업이 준비해야 할 실무적 대응 전략을 살펴보겠습니다.
메로나의 카자흐스탄 진출과 상표 등록
메로나는 2000년대 후반부터 해외 시장에서 인지도를 넓혀가기 시작했습니다. 카자흐스탄에서는 2007년경부터 현지 업체 A사를 통해 판매가 이루어졌으며, 빙그레는 직접 생산 대신 현지 기업과 협력하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이는 해외 진출 과정에서 물류비 절감과 현지 시장 적응 측면에서 자주 활용되는 전략입니다.
이후 2010년 '메로나' 상표를 카자흐스탄에 등록했고, 2019년에는 라틴 문자 'MELONA' 상표까지 추가 등록하며 권리 보호 범위를 확대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분쟁은 상표 등록 이후에 발생했습니다. 해외에서는 등록 여부보다 등록 이후의 권리 관리와 침해 대응 체계, 현지 파트너와의 관계, 지속적인 모니터링 등이 분쟁의 결과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협력 파트너의 이탈과 모방 제품 등장
빙그레와 협력했던 A사는 카자흐스탄 아이스크림 시장 점유율 40% 이상을 차지하는 현지 기업이었습니다. 그러나 양사의 협력 관계가 종료된 이후 A사는 메로나와 매우 유사한 제품을 자체 브랜드로 출시하면서 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문제가 된 제품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였습니다.
- 아이스크림의 형태와 색상이 메로나와 유사
- 스틱의 레터링까지 거의 동일
- 포장만 다를 뿐 외관상 구분이 어려운 수준
- 정품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판매

이러한 제품은 단순한 유사 상품을 넘어 소비자가 출처를 혼동할 가능성이 높은 모방 제품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사례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과거 협력 관계가 존재했다는 점입니다. 계약 종료 이후에도 금형이나 제조 노하우, 패키지 요소 등이 충분히 관리되지 않을 경우 기존 협력사가 이를 활용해 단기간에 유사 제품을 생산하는 사례는 해외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상표가 등록되어 있어도 침해가 즉시 차단되지 않는 이유
많은 기업은 상표권을 보유하면 침해 제품이 즉시 판매 중단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실제 권리 집행 과정이 국내와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법원의 절차 진행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경우가 많음
- 즉시 판매를 중단시키는 가처분·금지명령 제도가 제한적인 국가가 있음
- 유통망이 광범위하게 분산되어 있어 회수가 쉽지 않음
- 침해 기업이 현지 대기업인 경우 집행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음
이처럼 해외 상표 분쟁은 소송에서 승소하는 것과 실제 시장에서 침해 제품을 퇴출시키는 것이 반드시 동일하지 않습니다.
카자흐스탄에서의 메로나 상표 등록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메로나는 카자흐스탄에서 다음과 같은 상표를 등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라틴 문자 MELONA

- 키릴 문자 МЕЛОНА

이는 해외 상표 전략에서 현지에서 실제 사용되는 문자 체계까지 함께 확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메로나 사건이 보여주는 해외 상표 분쟁의 구조적 문제
1. 협력사 이탈 리스크
제조 또는 유통 파트너가 계약 종료 후 유사 제품을 생산하는 사례는 해외에서 꾸준히 발생합니다. 계약 단계에서 경쟁 제한, 금형 회수, 비밀유지 등의 조항을 충분히 마련하지 않으면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2. 상표 확보 시기의 중요성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진 이후 상표를 확보하려 하면 제3자의 선출원 위험이 커집니다. 해외에서는 브랜드 성장 속도보다 상표 확보가 늦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3. 권리 집행의 현실적 한계
상표권을 보유하더라도 국가별 법제와 집행 환경에 따라 침해 제품이 상당 기간 시장에 유통될 수 있습니다.
4. 브랜드 가치 훼손
저가 모방 제품이 지속적으로 유통되면 소비자는 브랜드의 품질 자체를 오인할 수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브랜드 신뢰도와 시장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해외 진출 기업이 준비해야 할 상표 전략
메로나 사례는 해외 상표 전략이 출원 단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등록 이후의 관리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첫째, 진출 이전에 상표를 확보해야 합니다.
진출 예정 국가뿐 아니라 향후 수출 가능성이 있는 국가까지 고려하여 미리 상표를 출원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둘째, 현지 파트너와의 계약을 체계적으로 설계해야 합니다.
유사 제품 생산 금지, 금형 및 디자인 회수, 경쟁 제한, 비밀유지 의무 등 계약 종료 이후를 고려한 조항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합니다.
셋째, 상표 포트폴리오를 다층적으로 구축해야 합니다.
영문 표장뿐 아니라 현지 언어와 문자 체계에 맞는 번역·음역 상표도 함께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넷째, 지속적인 침해 모니터링 체계를 운영해야 합니다.
온라인 쇼핑몰과 오프라인 유통망, 현지 상표 출원 현황 등을 꾸준히 확인하면 침해를 조기에 발견하고 대응 비용도 줄일 수 있습니다.
다섯째, 장기적인 분쟁 대응 전략을 준비해야 합니다.
해외 상표 분쟁은 단기간에 끝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법적 대응뿐 아니라 브랜드 관리와 유통 전략까지 함께 고려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메로나 사건이 주는 시사점
카자흐스탄 메로나 사례는 해외 상표 보호가 단순한 등록 절차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국가별 법제와 집행 환경, 현지 파트너 관리, 지속적인 침해 모니터링이 함께 이루어져야 비로소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습니다.
해외 시장에서는 브랜드 가치가 높아질수록 상표 리스크도 함께 커집니다. 따라서 진출을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국가별 상표 전략과 계약 체계, 사후 대응 계획까지 함께 마련하는 것이 장기적인 브랜드 경쟁력을 지키는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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