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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무효심판과 공지 증거

디자인 무효소송에서 선행디자인의 공개 시기 입증과 서증 제출이 유사성 판단에 앞서 필요한 이유를 살펴봅니다.

디자인 무효소송의 선행디자인 공개 증거

안녕하세요. 아이피렉스 특허법률사무소의 김용덕 변리사 입니다.

오늘은 기존 디자인과 닮았다는 주장에 앞서 어떤 증거가 필요한지를 살펴보겠습니다. 특허법원 2026년 7월 8일 선고 2025허10596 판결은 디자인 무효심판에서 출원 전 공지 사실을 증명하는 자료와 소송상 증거 제출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1. 등록디자인의 무효를 구한 사건입니다

분쟁의 대상은 등록번호 제0664160호 디자인입니다. 2012년 6월 4일 출원되어 같은 해 10월 12일 등록되었습니다. 원고는 이 등록디자인이 출원 전에 알려진 주식회사 E의 키오스크 디자인과 유사하거나, 그 디자인을 바탕으로 쉽게 창작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원고는 등록을 무효로 해 달라고 특허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지만, 2025년 9월 19일 2025당1205 심결에서 청구가 기각되었습니다. 심결은 특허심판원의 판단을 말합니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특허법원에 그 심결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냈습니다.

여기서 키오스크는 원고가 비교 대상으로 제시한 선행디자인을 가리킵니다. 이 사건의 핵심은 구체적인 외관의 닮음을 비교하는 데 있지 않았습니다. 비교의 출발점이 되는 디자인이 등록출원 전에 공개되었는지에 관한 증거가 먼저 문제 되었습니다.

2. 비교 자료는 출원 전에 공개된 것이어야 합니다

법원은 구 디자인보호법 제5조 제1항과 제2항을 적용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2013년 5월 28일 전부개정 전의 법이 적용되었습니다. 제1항은 출원 전에 공지되거나 공연히 실시된 디자인, 간행물 또는 전기통신회선으로 공중이 이용할 수 있게 된 디자인 등과 유사한 디자인의 등록을 제한하는 규정입니다.

쉽게 말하면, 비교 대상으로 삼는 디자인이 먼저 세상에 알려졌거나 공개적으로 사용되었는지, 또는 출판물이나 통신망을 통해 사람들에게 제공되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단순히 먼저 만들어 두었다는 사정과 출원 전에 공중에게 공개되었다는 사정은 구분됩니다.

같은 조 제2항은 해당 분야의 보통 지식을 가진 사람이 이러한 디자인의 결합으로 쉽게 창작할 수 있는 디자인도 등록받을 수 없도록 했습니다. 따라서 유사성을 주장하든 쉽게 창작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하든, 그 주장의 기초가 되는 출원 전 자료가 필요했습니다.

3. 법원은 외관 비교에 나아가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E의 키오스크 디자인이 이 사건 등록디자인의 출원 전에 공지되거나 공연히 실시되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간행물에 실렸거나 전기통신회선을 통해 공중이 이용할 수 있는 상태였다는 사실 역시 증거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원고의 주장을 더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않았고, 심결 취소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두 디자인이 실제로 얼마나 유사한지, 기존 디자인에서 쉽게 창작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비교하여 결론을 내린 판결은 아닙니다.

이 결론을 등록디자인의 독창성이 적극적으로 인정되었다는 뜻으로 넓혀 읽어서는 안 됩니다. 이 사건에서 판단을 가른 것은 무효 주장에 필요한 출원 전 공개 사실의 증명 여부였습니다. 선행디자인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다고 단정한 것과도 구별됩니다.

4. 주장 서면과 첨부 서증은 구별되었습니다

판결은 증거가 인정되지 않은 사정과 관련하여 소송 진행 경과도 설명했습니다. 원고는 2026년 4월 15일 변론기일통지서를 적법하게 받았지만, 같은 해 6월 10일 열린 첫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변론기일은 법정에서 주장과 증거 등을 다루는 날입니다.

그 기일에서 원고가 제출한 소장과 준비서면은 진술된 것으로 간주되었습니다. 진술간주는 서면에 적힌 주장을 법정에서 말한 것처럼 취급하는 절차를 뜻합니다. 그러나 그 서면에 붙어 있던 갑 제1호증부터 제6호증까지의 서증도 제출된 것으로 간주되지는 않았습니다.

서증은 문서의 내용을 증거로 사용하는 것을 말하며, ‘갑 제1호증’ 등은 원고 측 증거를 구분하는 번호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주장 서면이 진술된 것으로 처리되는 것과, 그 첨부 문서가 증거로 제출된 것으로 처리되는 것이 같지 않다는 점이 중요했습니다.

이를 불출석하면 언제나 패소한다거나 서면에 첨부한 자료는 언제나 증거가 되지 않는다는 규칙으로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 기일에서의 진술간주가 첨부 서증의 제출간주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설명한 것입니다.

5. 실무에서는 공개 시점과 형태를 연결해야 합니다

여기서부터는 변리사 관점의 실무상 시사점입니다. 선행디자인을 찾아 외관의 공통점을 설명하는 것과 함께, 그 자료가 언제 어떤 경로로 공개되었는지를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등록일보다 앞섰는지가 아니라 출원일인 2012년 6월 4일 전에 공개되었는지가 기준이었습니다.

일반적인 실무 예로는 발행 시기를 알 수 있는 제품 카탈로그나 공개 당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웹 자료 등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자료의 날짜와 제품의 모습을 연결하여 어느 디자인이 언제 공개되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자료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증명력이 자동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내용 준비와 소송 절차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비교 자료를 주장 서면에 붙였는지뿐 아니라, 그 자료를 증거로 제출하는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도 중요합니다. 공개 사실을 뒷받침할 내용과 법정에서 다룰 증거의 제출 상태를 구분하여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6. 닮음의 주장에도 출발점이 필요합니다

디자인 무효를 다툴 때에는 먼저 비교 자료가 법에서 정한 선행디자인으로 쓰일 수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외관이 비슷하다는 설명을 충분히 하더라도, 출원 전 공개 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없다면 그 비교 주장을 판단받는 단계에 이르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 판결은 그 선행 조건과 증거 제출의 중요성을 짧고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디자인의 형태를 비교하는 준비와 함께 공개 시점·경로를 입증할 자료, 그리고 그 자료가 소송에서 증거로 제출되는 절차까지 연결하여 살펴보아야 한다는 점이 실무상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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